성형수술도 알아서 한다? 그건 아니죠∼

[청호 이진성의 세상꼬집기⑫]

이진성 / 입력 : 2009.11.2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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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진성 ⓒ임성균 기자 tjdrbs23@




나,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 강남이라고 하면 사실 나의 보금자리이자 아지트다. 청담동에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기는커녕 아무렇게나 풀이 자라던 시절부터 이곳에서 35년을 살아왔다. 그런 이곳 '강남'에 대해, 나 조금 할 말 있다.



성형수술도 알아서 한다? 그건 아니죠∼

'나 성형수술 했어요'가 더 이상 흠이 아닌 세상이다. 연예인이 TV 나와서 '튜닝 좀 했어요', '얼굴에 손 좀 봤어요'라고 대놓고 말해도 웃고 넘어가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성형수술이라는 게 보편화됐다고 할 정도다. 누구나 자신의 얼굴의 전문가다. 문제는 그런 전문가들이 먼저 진단 내리고 견적 뽑아서 성형외과를 찾는다는 거다.

요즘 성형관련 지식들이 얼마나 많나. 성형외과 병원은 또 얼마나 많나. 쌍꺼풀 수술, 보톡스, 필러, 치아교정, 코 성형, 가슴 성형…. 웬만한 성형수술 모두 워낙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다 보니, 이건 성형외과가 아니라 무슨 약국에 가는 것 같다. '무슨무슨 두통약 주세요' 하는 식으로 '어디어디 어떻게 해 주세요'라고 주문을 한다.


강남은 더하다. 한 건물에 층층이 각기 다른 성형외과가 있는 곳 아닌가. 친구따라 강남가는 게 아니라 친구따라 성형외과에 간다. 친구들 끼리는 얼굴이 비슷한데, 알고보면 같은 병원에서 사이좋게 수술을 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까지 돌 정도다.

모 강남 성형외과 전문의가 한탄하는 걸 들었다. 환자와 와서 '턱에 조금 보형물을 넣고, 광대는 오렇게 깎아주세요'라고 일일이 주문을 한다고. '얼굴의 조화를 생각하면 그렇게 하시면 안됩니다'라고 하면, '이 의사가 왜 이러나' 하는 식으로 쳐다보고는 돌아간다고. '내 얼굴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자기가 왜 이래라야!' 하고.

그대로만 해 주면야 돈이야 척척 벌 테고, 아마 많은 성형외과 의사들이 그렇게 주문을 받아줄 지 모른다. 하지만 경험 많은 의사들일수록 조화를 따지고 신중하게 수술을 결정한다. 하지만 알아서 진단 내리고 수술 방법이며 보형물의 종류까지 알아서 결정 내려오는 이른바 '내 얼굴의 전문가' 앞에서 진짜 전문가는 설 자리가 없다.

성형 좋아하시는 분들, 정말 조심하셔야 된다. 성형수술을 하고 그 결과가 딱 마음에 드는 기간이 2개월에서 3개월이라는데, 그 기간이 지나면 또 수술을 하러 오는 이들이 적지 않단다. 한번 조화가 깨졌으니 틈틈이 손을 바 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 제대로 고치는 게 쉽지, 계속 하는 리뉴얼은 결코 쉽지 않다. 사업도 똑같지 가게도 신장개업해서 잘 해야지 계속 고친다고 어디 좋아지나. 성형수술이라고 다를 리 있겠나. 첫 수술보다 재수술이 어려운 건 성형수술도 똑∼같다더라.

<이진성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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