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삼' 오지은 "연하는 남자로 안 느껴져요"(인터뷰)

김명은 기자 / 입력 : 2009.12.0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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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신예 오지은이 KBS 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연출 진형욱)로 안방극장의 신데렐라로 떠오르고 있다.


신인 답지 않은 연기력에 배우라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최고의 매력 조건인 신비로운 눈빛을 가졌기 때문일까.

화제의 드라마를 집필해온 문영남 작가의 작품에, 흥행불패를 자랑하는 KBS 2TV 주말극의 히로인으로 그는 단번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매일같이 강행군을 펼치고 있어 인기를 실감할 겨를조차 없다. 또 예상을 뛰어 넘는 촬영 분량을 소화하느라 머릿속을 비워내고 다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있다.


"생각보다 비중이 커지면서 연기하는데 부담이 많이 되요. 그러나 부담을 느낀다고 연기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니까 이런 저런 생각하지 않으려고 머릿속을 텅텅 비우고 그저 대담하게 대본만 열심히 보고 있어요."

몇 편의 영화와 MBC 드라마 '이산'의 후반부에 잠깐 출연한 것이 연기 경력의 전부인 그가 '수상한 삼형제'에서 주어영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어요. 나중에 들은 바로는 감독님과 조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셨다고 해요. 다른 후보를 놓고 마음을 정하지 못하시는 작가님께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셨다고 들었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의 대담함과 솔직함이 제작진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것 같다.

그는 "감독님 말씀으로는 다른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한다. 미팅을 할 때 압박질문을 받고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유머 있게 받아넘긴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 초반부터 중점적으로 그려진 주어영과 김이상(이준혁 분), 왕재수(고세원 분)의 삼각 러브라인이 큰 관심을 받았지만 한편에선 어영의 행동에 문제를 삼는 시청자 의견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쉽게 사랑을 받아들이고 상대에게 상처를 안기고 또 다시 손을 내미는 어영의 심리를 그는 과연 공감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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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어영을 표현해야 되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다른 사람이 제 마음 속에 쉽게 들어올 수 없었어요. 다만 어영은 엄마 없이 자라 애정결핍에 자격지심까지 갖고 있는 인물이에요. 5년간의 깊은 사랑이 빠져나갔을 때 느껴지는 공백이 다른 사람에 비해 클 수 있다고 봐요."

극중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역할을 연기하고 있지만 그는 "내가 어영이랑 비슷한 점은 연하를 남자로 못 느낀다는 것"이라며 "어영이 고슴도치 같이 가시를 세우고 있지만 이상이 그 가시를 녹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81년생인 그는 여배우로는 비교적 늦은 데뷔이지만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며 빠른 성장을 기대케 하고 있다. 그러나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진로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신문방송학과와 의상학과를 거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고 그 안에서도 갈피를 못 잡고 연기자의 길을 걸을까 아니면 연출 공부를 할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연기를 시작한 지 2년이 됐지만 실질적으로 제가 일을 한 시간은 한 달 정도 밖에 안됐어요. 그 기간 동안 마음고생으로 힘들어 하기도 했어요."

특히나 그는 엄격하고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로 인해 연예인이 되기까지 주위의 적잖은 반대를 무릅써야 했다.

"극중 어영이 동생 부영을 엄하게 단속하는 모습이 실제 저희 언니와 같아요. 통금이 있었고, 친구들은 모든 예의를 갖춰야 저희 집에 전화를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어머니가 제가 연예인이 될 사주를 타고 났다는 얘기를 들으신 후부터 늘 주의를 시키셨어요. 그렇지만 전 공부 열심히 하는 모범적인 학생이면서도 늘 호기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경험이 많지 않아서 일까. 그는 극중 나이트클럽신에서 선보인 '물쇼'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댄스학원을 다녀야 했다. 당시 감정신 연기와 병행하면서 정신적으로 부담이 됐다는 사실도 함께 털어놨다.

"아픔이 있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 그는 "장희빈과 같이 깊이가 있는 인간의 감정을 드러내는 센 캐릭터나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 레터'에서와 같은 섬세하고 순수함이 묻어나는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 연기에 대해 만족하냐구요? 그저 대본이 나오면 당장에 그걸 소화하기에 급급한 상황인데요 뭘. 조금씩 겁이 나기도 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순간 상황에서 빠져 나오면 제가 행복하구나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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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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