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단독중계' 명과 암..6월 월드컵이 과제

[밴쿠버올림픽 결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03.0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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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SBS>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이 지난 1일(한국시간) 1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종합순위 5위를 기록,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이번 올림픽은 특히 SBS의 단독 중계로 대회 시작 전부터 많은 '논란'을 불렀다. '단독중계'에 대해 '경쟁원리'를 들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SBS에 대해 KBS와 MBC는 '보편적 시청권'을 내세우며 반발했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양측의 대립 속에 밴쿠버동계올림픽은 사상 처음 SBS만의 단독 중계로 막을 올렸다.


◆연일 최고 시청률 경신..SBS '웃음만발'

SBS는 이번 대회 기간 동안 SBS 지상파 채널과 SBS 스포츠채널 등 계열PP등을 통해 지상파 200시간, 케이블 330시간을 중계방송했다. 지상파만 17일 동안 하루 평균 12시간 가까이 중계한 셈이다.

한국과 시차로 인해 밴쿠버올림픽 주요경기는 오전 시간대에 집중됐고, SBS는 2주 가까이 오전 정규방송을 결방해야 했다. 하지만 연일 이어지는 한국 선수단의 낭보에 시청자들의 시선은 온통 SBS로 쏠렸고, 시청률면에서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단독중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번 대회 총 278경기를 중계한 SBS는 지난 2월 26일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시상식이 시청률 44.7%, 점유율 78.3%(AGB닐슨,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는 등 평균 9.0% 시청률과 29.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앞서 방송 3사가 함께 중계에 나섰던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경우 방송 3사 평균 7.7%의 시청률 및 42.7%의 점유율을 기록했었다. 당시 SBS는 평균 1.6%의 시청률 및 11.1%의 점유율을 나타냈었다. 단독중계로 시청률은 6배 가까이 점유율은 3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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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선수(왼쪽부터) <사진=SBS>


◆시청자들 채널선택권은 넓어졌지만.. '단독중계' 폐해도

SBS의 올림픽 단독중계는 일단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을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하다.

그간 올림픽 중계는 방송 3사 4개 채널로 중계됐음에도 거의 한국 선수들의 경기에 집중되다보니 관심이 있건 없건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SBS의 단독 중계로 시청자들은 올림픽 프로그램과 비(非)올림픽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점은 앞서 자료에서 보듯 이번 대회가 지난 2006년 대회에 비해 평균 시청률은 상승했지만 점유율은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데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단독중계로 인한 폐해도 있었다.

한 개 채널을 통해 중계되다보니 동시간대 한국 선수들의 주요 경기가 겹칠 경우 이를 접하지 못하는 일도 발행했다.

지난 2월 18일 오전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에서 1분 24초 245로 골인,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올랐던 성시백 선수의 모습은 동시간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결선이 중계되는 바람에 전파를 타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항의로 SBS는 부랴부랴 오후에 이를 지연 중계했지만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해설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도 적잖았다.

그간 방송3사의 동일 경기 중계에도 불구, 시청자들은 각자 입맛에 맞는 해설을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를 통해 독특한 해설로 '스타해설가'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경우 그러한 '재미'는 좀처럼 찾을 수 없었고, 근래 들어 드물게 '스타해설가'의 탄생도 없었다.

'하나 둘 하나 둘'로 화제를 모았던 스피드스케이팅 제갈성렬 해설위원의 경우, 주요 해설점을 놓치거나 "금메달은 주님의 뜻"과 같은 발언으로 결국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6月 남아공 월드컵은 어떻게?

사상 최고의 성과에 비해 이번 대회는 화제성 면에서 여느 대회에 못 미쳤다는 평이다. 이는 SBS의 단독중계 및 뉴스용에 한한 영상제공에 반발한 KBS와 MBC가 대회초반 애써 '외면'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잇단 금메달 획득과 SBS의 경기영상제공 분량이 늘어나면서 KBS와 MBC의 태도도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단독중계를 둘러싼 방송사간 대립으로 대회의 전반적인 열기가 하락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강수'를 뒀던 SBS는 역시 단독중계권을 갖고 있는 오는 6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KBS와 MBC에 대해 '협상'할 여지가 있음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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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은 딴 모태범 선수가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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