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명감독들의 무덤? 줄줄이 경질

강성원 기자 / 입력 : 2010.07.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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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은 감독들의 수난사나 다름없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유럽 강호팀들과 남미 돌풍의 주역들이 16강에도 진출하지 못하거나 기대에 부흥치 못한 성적을 거둬 감독들은 줄줄이 사퇴하거나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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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전성민 기자
◇ 어제의 우승팀, 오늘은 16강 탈락


첫 번째 주인공은 국회 청문회에까지 출석한 프랑스 대표팀의 레몽 도메네크(58) 감독이다. 프랑스는 당초 이번 월드컵에서 개최국인 남아공과 같은 A조에 배정받아 비교적 무난한 16강 진출이 예상됐다. 하지만 프랑스는 역대 월드컵 우승국 중 가장 먼저 16강에 탈락했다.

그는 지난 1일 프랑스 국회 문화교육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대표팀 내분 등 패인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프랑스팀은 월드컵 직전까지 선수들과 감독 간 불화설이 오갔다. 멕시코전 때는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가 감독과 언쟁을 벌이다 퇴출당했다.

2006 독일월드컵 우승국인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마르셀로 리피 감독(62)도 일짜감치 짐을 쌌다. 이탈리아는 F조 조별예선에서 2무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36년만에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되는 수모를 겪었다.


리피 감독은 조별예선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월드컵 국민 영웅이 이번 월드컵에선 국민 역적이 된 셈. 이탈리아의 새 사령탑은 AC 피오렌티나의 체사레 프란델리(53) 감독이 맡게 됐다.

◇남미 돌풍의 '주역' 아닌 '악역'

이번 월드컵에선 남미의 강호팀들이 대거 16강에 진출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는 듯싶었다. 그러나 칠레와 멕시코가 16강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가 8강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만년 우승 후보인 브라질의 카를로스 둥가(47) 감독은 브라질 특유의 화려한 공격축구가 아닌 수비 위주의 전략을 구사하다 결국 네덜란드에 역전패 당했다.

2006년 8월 브라질 감독으로 선임된 둥가 감독은 남미 예선 1위로 월드컵에 진출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본선에선 8강에 머무르며 기대를 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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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황민국 기자
독일과의 8강전에서 0대 4로 대패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다 팬들과 언쟁까지 벌인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50)도 사실상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마라도나는 사퇴 입장을 번복하는 등 확실한 향후 거취를 밝히지 않았지만 월드컵 내내 오만한 발언과 행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독일 팬들은 마라도나 감독에게 "안녕~ 마라도나"라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망신을 주기도 했다.

◇구사일생 & 일장춘몽

'축구 종가' 영국의 파비오 카펠로(64) 감독도 8강 진출에 실패하며 한 때 경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끝내 유임키로 결정됐다.

라이벌 독일에 1대 4로 지면서 자존심을 구긴 카펠로 감독은 "이번 실패의 실망감을 동기부여로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제부터 시작될 유로 2012 예선에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개최국의 첫 2라운드 진출 실패라는 오명을 남긴 남아공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레이라(67) 감독도 지난해 10월 감독 취임 후 1년도 채 못 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해 3월 코트디부아르의 사령탑을 맡았던 스벤 예란 에릭손(62) 감독도 16강 진출 좌절의 책임을 지고 사임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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