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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유동일기자 |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영화 개봉에 고초를 겪었던 김지운 감독이 "칭찬이라 생각하겠다"며 등급 판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지운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악마를 보았다' 기자 간담회에서 "사실 다 기존에 있는 영화들에 근거해서 수위를 표현한 것"이라며 "유명 영화들의 표현 수위를 따랐던 것이고 기존에 있었던 영화의 장면인데 왜 이 영화만 삭제 요청을 심하게 하셨을까"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저는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며 "두 분의 연기가 너무 힘있고 리얼리스틱해서 더 박진감있고 리얼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서 칭찬이라고 생각하고 오늘부터 그러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쇄살인마에게 약혼녀를 잃은 남자의 지독한 복수극을 그린 '악마를 보았다'는 시사회에 앞서 두 차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개봉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가 삭제 끝에 청소년관람불가로 개봉을 앞뒀다. 첫 등급판정 당시 인육을 개에게 주는 장면, 인육을 냉장고에 넣는 장면 등이 문제가 됐다.
이에 김 감독은 "인육 먹는 장면은 모두 빠졌다"며 "그런 장면은 '신시티'도 있었고 '한니발'도 있었고 우리 나라 영화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왓치맨'에서도 개에게 인육을 주는 장면이 나오고 '친절한 금자씨'에도 그런 장면이 나온다"며 "그럼에도 '금자씨' 때문에 모방범죄가 나온 적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김지운 감독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약 1분30초 가량 삭제한 버전으로 영화 개봉을 앞뒀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편집을 하다보니 육질의 맛은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와사비의 톡 쏘는 맛이 줄어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1분 30여초 정도가 삭제됐다고 하지만, 톡 쏘는 맛이라고는 하지만, 덜어내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독한 복수라고 했는데 지루한 복수가 되면 어쩌나, 초단위로 재 가면서 '두 프레임 빼봐', '세 프레임 빼 봐' 하면서 작업했던 힘든 과정, 고민의 과정을 거치면서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