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의 음악다방②]장필순, 추억 살린 일상의 소리

정리=박영웅 기자 / 입력 : 2011.07.07 10:24
  • 글자크기조절
image
가수 장필순


'슈퍼스타k2'가 낳은 신데렐라 장재인이 매주 목요일 스타뉴스를 통해 최고의 음악을 추천합니다. 작사, 작곡, 연주 등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인 장재인이 꼽는 베스트 음반, 직접 듣고 느낀 생생한 감상평을 독자들에 매주 선물합니다.

지난 2일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서 열린 레인보우 뮤직 캠핑 페스티벌 2011 무대에 참여하는 등 바쁜 한 주를 보낸 장재인이 선택한 두 번째 음반은 장필순의 5집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입니다. 지금 CD를 함께 들어요! 재인이의 음악다방!


다음은 장재인의 음반 리뷰

간결하고 소박하면서도 이토록 세련된 앨범 !!

장필순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제가 무척 좋아하는 앨범인 장필순 선생님의 5집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입니다.

햇빛, 지나치는 풍경을 하나하나 마음에 넣고 싶은 날. 차창 너머의 풍경들을 보며 생각에 잠기고 싶은 날 꺼내는 앨범입니다.

자 앨범을 열고 CD를 틉니다.

건조하면서도 뿌연 안개 같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피아노와 통기타. 그리고 수면위로 올라와있는 베이스 소리 (-베이스 소리에 우리 귀기울여봐요. 요 앨범의 베이스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1번 트랙 '첫사랑'은 당신을 회상 속으로 데려갑니다.

천천히 떠오르는 운동장 학창시절 그 하교 길. 그 시간의 모든 것 같던 그 때. 그리고 설레던 마음. 첫사랑. 그리고 노랫말이 끝나자 간주와 나오는 오묘한 백보컬.

아 아. 좀 더 확실한 회상에 잠기게끔 합니다.

다시 나오는 그녀의 이야기.

"선생님께 들키면 어쩌나? 우린 마주 앉았어. 시간은 왜 그리도 빨리 흘러가는지."

이제 조금씩 나오는 악기들이 공간을 메우고 공간을 커지게 합니다. 이제 빠져 들어가는 그 과정은 끝나고 완벽히 다른 마음에 있습니다. 환영하는 듯 목관악기들

당신은 발을 딛고 다른 곳에 서있습니다.

2번 앨범의 타이틀과도 같은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화려하지 않은 현의 움직임이 이 곡에 너무나 적절하고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심의 자리를 전혀 빼앗지 않은 채로 우리는 가사와 그녀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들려오는 그 노래를 우리 마음의 모양에 그 모양새를 맞춥니다.

들려오는 노래가 아닌 마치 당신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는 것처럼, '나'의 외로움의 부름에 우리는 조금 더 깊이 들어갑니다.

"…외로움이 널 부를 땐 내 마음 속에 조용히 찾아와줘…"

노래가 조금씩 정리되고 둘러싼 감정에 익숙해질 때 쯤, 이건 몰랐지? 하는 듯 드럼소리가 들려옵니다.

3번 트랙 '스파이더맨'.

image
장필순 5집 재킷 사진


오호라~ 하는 감탄이 터집니다. 반복되는 루프의 리듬이 깔리면서 노래가 시작됩니다. "스~, 파이더매~ㄴ" 가사의 나눔이 독특해서 한 번 더 귀 기울이게 됩니다.

그녀의 나른한 목소리가 비트감 있는 곡에서도 매력을 발산합니다. 목소리와 함께하는 늘어지는 일렉소리가 참 좋습니다.

독특한 제목이 눈에 띄는 4번 트랙 'TV, 돼지, 벌레'가 나옵니다.

"도로위의 미친 자동차, 하루 종일 먹고 또 먹었죠 돼지처럼"

앞 트랙의 비트보다 한 뼘 더 늘어진 비트가 우리의 어깨도 나른하게 만듭니다. 그러면서도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재미난 가사.

"들여다봐요~"라며 시작되는 후렴구는 마치 TV안의 그녀가 말하는 듯 한 소리로 들려옵니다.

5번 트랙 '풍선'.

두 곡에서 나오던 드럼이 잠시 사그라들고 통기타소리가 아련하게.. 가득 메웁니다.

목소리의 매력이 가장 잘 들어나는 포크로 또다시 우리를 회상 속으로.

고사리 같은 손이 놓친 빨강 노랑 풍선들이 하늘로 날아갑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트랙 6. '빨간 자전가 타는 우체부'입니다.

'TV, 돼지, 벌레'에서 나왔던 재미난 가사 느낌은 여기서도 나옵니다.

"아저씨 나 기절할 것 같아요." 반복됨 속에 가사가 더욱 명확히 다가옵니다.

"빨간 자, 전거 타는 , 아저씨 나, 기절 할 것 같아요."

가사의 나눔이 역시 독특합니다.

정말 기절할 것 같아 호흡을 끊어 말하는 걸로 들으면 무척 재밌습니다. "하아~" 하고 입김을 내뱉듯 얘기합니다.

7번 트랙 '그래!'.

image
가수 장재인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그래! 제목이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시원한 드럼소리에 일렉이 콰르르 쏟아질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나오는 음악은 '마치 그래 그렇지' 라고 생각을 정리한 듯, 깨달은 듯 말합니다.

어디서나 나오는 참으로 진부한 말 그래 인생은 그런 것. 이 말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가슴으로 들어옵니다.

그래 인생은 그렇죠. 그래.. 영화처럼

가끔 눈 앞 풍경에서 한 발짝 뒤떨어져 이 모든 것이 영화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각자의 깨달음들이 머리를 스쳐요.

자 이제 좀 더 락킹한 사운드들이 이어집니다.

8번 '그녀에 관한 짧은 얘기'

"이야~~ 야이야이야" 백보컬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조심조심 터질듯 말듯 나오던 노랫소리가 9번 '넌 항상'에서 좀 더 강렬히 뿜어져 나옵니다.

앨범 중 가장 락킹한 사운드를 보여주는 '넌 항상'. 가사의 느낌만큼 보컬도 다른 곡들과는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블루스 록 같은 곡도 무척이나 잘 어울립니다. 블루지함이 녹아있는 목소리가 극대화되어 외칩니다.

10번 '사랑해 봐도'.

드럼의 업 템포가 지속됩니다. 무척 재밌는 건 이 곡의 전체를 아우르는 이 리듬! 지금 듣고 있는 당신! 이 익숙한 리듬?! 자연스레 리듬을 타게 되는 "쿵따라닥닥 삐약삐약" 요 익숙한 탱고 리듬이 밴드 사운드로 녹아 표현되었습니다. 무척 신선하게 들립니다.

자 슬슬 회상의 시간이 마무리에 접어듭니다.

11번 '이곳에 오면'

이곳. 이 회상 속에서. 먼지 쌓인 난로. 예전의 우리 아직 여기 남아있지.

앞서 보여줬던 통기타 메인인 곡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풍선'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따뜻함 보단 쓸쓸함..봄보다도 가을. 색깔이 있기 보단 모노톤의..

그리고 이제 생각에서, 그 외로움에서 나올 때 입니다..

마지막 트랙.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일상. 현실 지금으로 돌아오는 시간.

명징한 통기타 소리가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이 헤어짐 이 시간이 슬프다기보다 담담한 느낌으로.

오늘 하루 어땠나요? 오늘 하루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혼자 화내다 울다가 웃다가..

그럼 밤이 찾아오겠지요.

그녀의 외로움이 부른 걸 수 도 있고, 우리 각자의 외로움이 부른 걸 수도 있습니다.

누구의 마음에나 있는 누구나 다른 모양의 외로움을 들여다보고 왔습니다. 흔들리는 버스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볼륨을 올리고 .

스쳐지나가는 긴 풍경을 보고 온 듯합니다.

그 순간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 음악들. 마음을 차곡차곡 정돈해보고 싶다면 이 부름에 함께 하세요.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