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폐업설 심형래 "드릴 말이 없다"

(인터뷰) 6월부터 직원들 권고사직... '유령도둑'으로 재기 부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08.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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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 ⓒ사진=임성균 기자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심형래 감독의 목소리는 몹시 지쳐있었다.

심형래 감독은 30일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은 드릴 말이 없다"며 힘겹게 말했다.


최근 심형래 감독은 '디 워' '라스트 갓파더' 등을 제작한 자신의 제작사 영구아트무비가 폐업설에 휘말린 데다 직원들이 노동청에 임금 및 퇴직금 체불과 관련한 진정서를 접수해 조사를 받는 등 적지 않은 심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

심형래 감독은 "아직은 할 말이 없다. 작품을 준비하고 있으니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는 일련의 상황들이 벌어지는 동안 일절 언론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런 만큼 스타뉴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데 신중했다.

심형래 감독은 '디 워'와 '라스트 갓파더'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한편 CG기술로 당당한 주류 영화인으로 입성했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제작비 및 부채 등으로 최근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와중에 영구아트무비 폐업설까지 흘러나왔다.


현재 영구아트무비는 폐업은 하지 않은 상황이며 직원들 역시 서울 강서구 영구아트무비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 6~7월부터 일부 직원들에 권고사직을 권유했으며, 상당수 인력들이 이 과정에서 사퇴했다.

영구아트무비에서 일한 근로자 및 퇴직자 43명은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에 임금 및 퇴직금 체불과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심형래 감독은 이와 관련해 19일 조사를 받았다. 노동청은 임금 및 퇴직금을 고의적으로 체불한 게 아니라 재무 상태가 어려워 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영구아트무비 건물도 압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심형래 감독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으로 위기 돌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형래 감독은 최근 영화 '유령도둑'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퇴사한 일부직원들은 '유령도둑'과 별도로 계약을 맺어 후일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령도둑'은 현재 최종 시나리오 단계인 상태이며 쇼박스와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심형래 감독은 '유령도둑'에 코믹연기에 강한 배우 A 출연을 염두에 두고 매니지먼트 대표와 직접 만나 논의를 하고 있다. A 측은 "제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심형래 감독은 스타뉴스에 '유령도둑' 진행과 관련해 "준비하는 영화는 계속 노력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목소리를 들으면 알겠지만 너무 힘이 들다"며 "상황을 해결해 조만간 길게 이야기하자"며 이후를 약속했다.

'코미디의 전설' 심형래 감독은 1993년 영구아트무비를 설립해 '영구와 공룡 쮸쮸' '티라노의 발톱' 등 어린이 대상 특수촬영 영화에 공을 들였다.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에 도전하겠다며 '용가리'를 기획, 1999년 신지식인 1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은 '용가리'의 실패로 철저하게 매도당한 뒤 철지부심, 2007년 '디워'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한국 디지털 특수효과 기술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으며 '디워'를 한국영화 중 미국에서 가장 큰 흥행성과를 거둔 영화로 만들었다. '라스트 갓파더'는 영구가 마피아 보스의 아들이란 설정으로 할리우드 일급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 한국과 미국에서 개봉했다.

심형래 감독은 '용가리' 실패로 한창 어려웠을 때 직원 월급을 주기 위해 밤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 결과가 '디워'로 탄생했다.

과연 심형래 감독이 또 다시 위기에서 불사조처럼 살아날 수 있을지, 그는 "지켜봐달라. 꼭 다시 보자"는 짧은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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