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캔디 이미지 한계, 장점으로 극복"(인터뷰)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11.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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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예전에는 왜 밝고 명랑 쾌활한 역할만 주어지는 걸까 고민했어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캔디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싫었죠. 그런데 내가 가진 장점을 굳이 바꾸고 안 맞는 옷을 입을 필요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시청자들도 나도 불편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대중이 원하는 내 캐릭터를 좋아해요. 내가 가진 것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되 유지하고 싶어요."

배우 이영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캔디다. 밝고 명랑하며, 시련이 있어도 꿋꿋이 이겨내고 끝내 웃는 캐릭터.


유난히 큰 눈망울과 통통한 볼, 동그란 얼굴과 웃을 때 살짝 올라가는 광대뼈의 그녀는 MBC '논스톱4', KBS 2TV '미우나 고우나', tvN '원스 어 폰 어 타임 인 생초리'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캔디'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SBS '당신이 잠든 사이'(이하 '당잠사') 역시 그 중 하나. 극중 신영은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사이에 자신만 바라보던 남편은 바람이 나고, 상대 여성이 자신을 수술하다가 태아마저 유산시키는 일을 겪는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시련을 극복, 영양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사업에 성공하고 자신을 배신했던 남편에게 간이식이란 희생까지 베푼다.

이영은은 자신의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해 '당잠사'를 택했다고 말했다.


"대중들이 원하는 내 캐릭터를 좋아해요. 하지만 조금씩은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언제나 캔디 같은 역할은 할 수 없으니까요. 그게 마침 이런 작품이었기 때문에 하게 된 것 같아요."

언뜻 보기에 이영은이 전작에서 보여준 이미지에 부합하는 작품이지만, 그녀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복수극은 아니지만, 예전에 했던 것보다는 깊이 있는 감정이 있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에 할 때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두려웠어요."

워낙 다양한 사건을 겪은 인물이니만큼 감정 이입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도 같았다.

"나이에 비해 많은 사건들을 겪은 친구라 감정 폭을 내기가 힘들었어요. 경험하지 못한 걸 하다 보니까 집중하려고 했는데도 감정 내기가 어려웠죠. 선배나 작가님한테 물어보기도 했어요. 참고한 작품은 없었어요."

배신한 남편에게 간이식까지 하는 착한 캐릭터, 답답할 법도 했다.

"오신영이 받아들일 때는 받아들이지만 고집 세고 강단 있는 캐릭터라서 당하지만은 않았어요. 간 이식 부분은 이해가 됐어요. 사랑했던 사람이었고 헤어져도 얼굴도 안 보면 몰라도 계속 부딪히고 연관이 돼 있잖아요. 실제로 그렇다면 어느 정도로 흔들려서 신영처럼 했을 것 같아요. 만약에 나로 인해서 도와줄 부분이 작은 것이었으면 안 했을 텐데 생명이 달린 거니까. 사랑했던 사람이 목숨이 달린 일이니까 도와줬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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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이영은은 스스로 자신을 캔디 이미지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는 꽤 오랜 고민의 흔적이 있었다. 자신이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한 끝에 그는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을 조금씩 바꿔오기 위해 노력했다. 따지고 보면 늘상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만은 아니었다.

"배우라면 누구나 변화를 주고 싶어 하죠. 지금까지 비슷하다고는 생각하는데, 조금씩은 변화를 주는 것 같아요. '풀하우스' 때는 철없이 밝고 얄미웠다면 지금은 착한 이미지에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겨내는 이미지가 붙었어요. 나이에 맞게 가고 있는 것 같고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실제로 만난 이영은은 티 없이 밝은 캔디보다 시원시원하게 털어놓는 매력에 연기에 대해 고민 중인 9년차 여배우에 가까웠다.

"예전에는 힘든 건 줄 몰랐어요. 아무것도 모르니까 밝고 창창한 미래만 보고 무모하게 도전할 수 있었는데, 하다 보니 뭔가 알 것 같은데도 답은 안 나오고 어려워요. 공식이 있는 게 아니라 감성으로 움직여야 하는 부분이니까 역할에 이입이 안되거나 이해가 안 될 때 힘들어요. 원하는 만큼 이런 감정인 줄 알고 표현했는데 다르게 나올 수도 있고 힘든 것 같아요."

경력이 쌓이는 만큼 시청률에도 연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더 큰 그림을 보고 있었다.

"신인일 땐 그런 거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데 이젠 욕심이 생기네요. 이왕 하는 거 공감 얻으면 좋겠고 사랑 얻으면 좋겠어요. 내가 하는 연기가 그들이 보고 내 감정을 똑같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어렵고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 나는 느꼈는데 그들이 못 느꼈을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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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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