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대제전, 풍성한 축제? 시청자들은 불안했다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2.01.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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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하는 가요 축제는 풍성했지만 산만한 진행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31일 오후 9시5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2011 MBC 가요대제전'은 가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 등 대규모 물량공세로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사고가 속출해 빈축을 샀다.


이번 무대는 올해 지상파 가요 축제 중 최다 인원인 43개 팀 171명의 가수가 등장했고,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동시 생중계돼 높아진 K-팝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풍성한 볼거리를 계획했음에도 불구, 미숙한 준비로 음향사고에서 진행사고까지 빈번한 실수가 이어졌다.

먼저 2PM의 무대에서는 대형 벌룬 10개가 공연장을 날아다닌 가운데 풍선들이 멤버들의 정면을 가리면서 무대를 방해했다. 대형풍선 하나가 중앙 카메라 앞에 등장, 2초간 화면을 가리기도 했다.

이에 2PM 멤버 찬성은 트위터를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찬성은 "여러분 새해가 되었습니다!! 정말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 2011년 뒤돌아보니 어떤 제가 있었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네요.^^ 오늘 정말 저희들의 공 들인 무대..다들 공 잘 보셨죠?"라며 무대에 아쉬움을 전했다.


음향사고도 이어졌다. 엠블랙이 '모나리자'를 부를 때에는 반주와 멤버들의 노래 소리가 어긋나는가 하면, 마이크 음향도 제대로 조정되지 않아 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는 사고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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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의 '미인' 무대에서는 아예 마이크가 나오지 않았고, 가수 이름이 잘못 소개되며 무대를 비춰야 할 카메라가 DJ석을 비추는 등 방송사고가 속출해 아쉬움을 남겼다.

무대 도중 가수가 넘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인피니트의 엘은 가운데 돌출무대에 넘어져 다른 멤버들로부터 부축, 퇴장하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 인피니트 측 관계자는 1일 오후 스타뉴스에 "엘이 무대 장치에 걸려 넘어졌으나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았다. 다행이다"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대형 MC들의 산만한 진행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특과 강소라, 이장우와 은정, 조권과 가인, 닉쿤과 빅토리아 등 '우리 결혼했어요' 커플 8명이 대거 MC에 나섰지만 한국어가 서툰 진행자들의 어설픈 발음과 MC경험이 전무한 이들의 산만한 진행이 보는 이들을 내내 불편하게 했다.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며 현재 지상파 3사는 시상식 형식에서 벗어나 연말 가요 축제로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올해도 시청자들은 립싱크 무대를 감상했고, 열악한 음향 속에서 춤추는 아이돌이 펼치는 불안한 라이브를 들어야만 했다. 출연진들만 풍성했고 볼거리는 없었다는 평이다.

연말 가요제는 진정 한해를 마무리하는 음악 축제가 되어야 한다. K-팝 열풍을 의식해 인터넷 생중계를 하는 등 해외 팬들을 배려했지만, 질 낮은 퍼포먼스로 인해 정작 즐겨야할 국내 시청자들은 불안해했다.

'가요대제전'은 '쇼! 음악중심' 특집이 아니다. K-팝 열풍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대를 아우르고 수준 높은 퍼포먼스로 '진짜 음악 축제'를 꿈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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