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위페르 "홍상수 감독과 다시 하고싶다"(인터뷰)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5.23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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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위페르는 사진 선택에 엄격하다. 22일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허락된 시간은 단 10분. 사진촬영은 허락하지 않았다. 위 사진은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 모습이다.


이자벨 위페르는 브랜드다. 이자벨 위페르란 이름이 갖고 있는 휘광은 대단하다.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베니스영화제 특별사자상과 칸영화제 심사위원장까지 경력도 화려하다.

세계 영화인들은 위페르란 이름이 경의를 표시한다. 그런 이자벨 위페르가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했다.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사진전에 참석했다기 홍상수 감독과 만나 7월에 영화를 찍기로 결정했다.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홍상수 감독은 프랑스에서 온 세 명의 여인 이야기란 설명과 옷을 좀 넉넉히 갖고 오라고 했을 뿐이다. 시나리오는 매일 아침에 그날 촬영분량만 나왔다. 음식도 맞지 않아 삶은 계란만 먹었다. 홍상수 감독은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계속 촬영을 하기로 유명하다. 위페르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올 김용옥과 같이 찍은 장면은 50번을 넘게 다시 찍었다. 그럼에도 위페르는 홍상수 감독과 여정이 행복했던 것 같다.

이자벨 위페르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 위치한 칼튼호텔에서 만났다. 이자벨 위페르는 이번 영화제에게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모르'와 홍상수 감독의 '다른나라에서'가 경쟁부문에 초청돼 세계 언론의 인터뷰가 쇄도했다. 국내 언론에 할당된 인터뷰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짧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나라에서'를 보면 어느 순간 소녀처럼 예뻐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 있는데. 홍상수 감독과 어떤 마법을 썼기에 그렇게 되는지 궁금하더라.


▶영화 속에선 난 영화 감독과 사랑에 올인한 여자, 그리고 순진한 여자, 이렇게 3명을 연기한다. 그 때마다 각 캐릭터에 맞게 연기했을 뿐이다.

-극 중 불륜남인 문성근과 키스를 하다가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러다가 다시 키스를 하고 또 따귀를 때리는 장면이 인상적인데.

▶그 장면은 꿈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다. 두 번째 안느 이야기에선 계속 꿈꾸는 장면이 있지 않나. 또 남녀간에 밀고 당기는 감정도 담아야 하고. 꿈이라 뭐든 가능할 것도 같았다.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아모르'와 '다른나라에서'가 모두 초청됐는데.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로 칸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는데. 두 감독은 당신에게 어떤 영감을 줬나.

▶미하엘 하네케 감독과 홍상수 감독은 둘 다 색깔이 분명하다. 모두 본질을 캐려 하고, 내가 연기를 할 때 잘 이끌어준다. 그래서 작품을 단단하게 만든다.

-홍상수 감독은 매일 아침에 시나리오를 주는 방식이라 익숙하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열심히 노력해서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 홍상수 감독은 편집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배우가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큰 도전이었다. 홍상수 감독을 믿었기 때문에 그런 방식도 신선했다. 힘들었지만 그렇게 해서 나온 작품의 수준이 워낙 좋으니깐.

-'다른나라에서'에선 세 명의 안느가 각각 다른 선택을 해서 결과가 달라지는데.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있었던 적은.

▶그래서 선택은 항상 어렵다. 후회는 없지만 작품을 결정할 땐 어떨 땐 미련이 남는다. 미련이 남을 땐 이미 80% 가량 일이 진행된 뒤일 때가 많다. 그래서 선택이 두렵다. 그래도 다행히 선택이 좋은 결과를 내줘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국 감독과 작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홍상수 감독과 한 번 더 하고 싶다. '다른나라에서'는 여름에 해변이었으니 다음 번에는 겨울에 도시에서 일어난 일을 찍었으면 좋겠다. 날씨가 주는 색감이나 정조가 중요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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