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왕', 송충이는 솔잎만? 김빠지는 결말 '멘붕'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05.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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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캡처=SBS '패션왕'>


송충이는 결국 솔잎만 먹어야 했던 걸까.

가진 것 하나 없지만 천부적인 사업 감각으로 야망을 키웠던 SBS 월화드라마 '패션왕'(극본 이선미 김기호·연출 이명우)의 영걸(유아인 분)은 결국 죽음을 당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패션왕' 마지막 회에서 대기업의 농간에 승승장구하던 사업이 망하고, 엇갈린 사랑마저 확인하지 못한 채 괴한의 총에 맞아 죽음을 맞는 영걸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영걸은 J패션과 조마담(장미희 분)의 연합공격에 애써 키워온 사업이 흔들리자 재혁(이제훈 분)을 찾아 2억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영걸이 제훈을 찾아 돈을 빌려달라 부탁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영걸은 뛰어난 감각으로 제훈의 코를 납작하게도 했으나 매번 다시 구걸하는 신세가 됐다.

영걸이 재혁을 향해 내뱉는 "난 정말 너랑 네 아버지한테 번번이 감사한다. 자꾸 근본을 돌아보게 해줘서. 도대체 이게 몇 번째냐?"라는 대사는 그래서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자아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가졌던 재혁은 늘 그대로였다. 영걸과의 대적에서 지더라도 그저 자존심이 좀 상하고 아버지 정회장(김일우 분)에 몇 대 맞는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모진 애를 쓰던 영걸은 모든 것을 잃었다.

드라마의 결말에서 재혁은 비겁했지만 어쨌든 가영(신세경 분)과 함께 하게 됐다. 가영 역시 영걸의 사랑을 얻지는 못했지만 재혁이 있었고, 그 덕분에 뉴욕 패션 스쿨도 다시 다니게 됐다. 재혁과 영걸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안나(유리 분)는 오히려 쿨하게 이탈리아로 떠났다. 왜 영걸만 다 잃고 죽어야 했을까. 영걸이 헛된 욕망을 품었기 때문일까.

'패션왕'은 기획의도에서 "사랑에 대한 집착과 끝을 모르는 욕망을 통해 부침하는 인간군상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성공을 꿈꾸던 영걸은 결국 자신의 사업을 포기하고 돈을 얻어 뉴욕으로 떠났다. 패션왕이 되겠다던 그의 꿈은 순수하지 못한 욕망으로 변질됐음을 보여준 것. 그러나 이것도 영걸이 죽어야 할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진 못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결말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긴 처음이다", "영걸이는 왜 죽어야 했나", "'패션왕' 결말 때문에 멘붕", "'패션왕' 충격적인 결말 이해가 안 간다" 등 대체로 결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보였다.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재혁에 대항해 사랑도 일도 차지할 듯했던 영걸의 무모한 도전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얻었다. 그러나 호기로웠던 영걸이 결국 사랑도 일도 모두 잃은 채 비참한 최후를 맞으면서 실망감을 안겼다. 더욱이 그가 왜 죽어야했는지 시청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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