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담백하게 그려낸 의료계 현실에 '공감'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2.08.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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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화면 캡처


일각을 다투는 환자가 있다. 수술을 하기 위해 급히 큰 병원으로 이송해야 되는 상황. 연락을 받은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실과 수술의를 올 스탠바이 시켰다. 수술 중 필요한 혈액과 수액까지 준비가 됐는데 정작 환자는 2시간이 넘게 기다려도 도착하지 않는다.

큰 병원으로 이송되기 위해 응급실에서 나온 위급환자는 출발하지 못하고 병원 원무과에 잡혀있었다. 원무과 직원은 정리할 것은 하고 가야 된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일 분 일초가 급한 환자를 한 시간째 놔주지 않았던 것. 직원은 병원의 입장은 열심히 생각하면서 죽어가는 환자는 보지 못했고 결국 한 시간 이상을 지체한 환자는 이송 도중 익스파이어(사망) 됐다.


이 내용은 지난 28일 방송 된 MBC월화드라마 '골든타임'에서 방송 된 내용이다. 타 병원으로부터 응급환자 이송을 연락받은 최인혁 교수(이성민 분)는 바로 수술을 준비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갖춰놓지만 이전 병원에서 환자가 신원미상이라는 이유로 원무과에서 이송을 지체시켜 환자는 이송도중 사망한다.

환자를 기다리던 여러 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의 환자의 사망소식에 깜짝 놀랐지만 최인혁 교수는 담담한 목소리로 환자의 사망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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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골든타임'에서는 의학적 에피소드를 과장하거나 극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그려내며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긴다.

극의 중심이 되는 환자들의 스토리는 최인혁 교수 외에 인턴 이민우(이선균 분)와 강재인(황정음 분)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자장면을 배달하며 번 돈으로 다섯 명의 아이를 후원한 고 김우수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박원국 환자의 스토리가 그 예.

응급실에서 목숨을 잃은 김우수씨의 실화와 달리 살아난 박원국 환자는 다리를 절단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이런 가운데 다리를 절단해서 목숨을 살려내겠다는 최인혁 교수의 판단과, 환자의 다리를 잘라야 한다는 안타까움에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이민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민우는 다리를 자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최인혁 교수의 말에 업무가 끝난 후에도 밤늦게 도서관을 찾아 환자의 다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환자의 다리를 자르는 수술을 하던 날, 최인혁은 이민우에게 "다리를 자르는 것은 이미 결정 돼 있었지만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모습이 대견했다"고 말한다. 이어 "다리를 자르면 안된다는 답을 정해놓고 방법을 찾는 것보다 환자의 목숨을 어떻게 살릴지 생각하고 최적의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인턴의사 이민우가 성장해가는 굵직한 스토리들 사이사이로 그려내는 병원이야기는 시청자들이 뜨끔하게 만든다.

여러 가지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최인혁 교수는 중증외상의학과에 꼭 필요한 인재이다. 그러나 '적당히'를 모르고 돈 안 되는 환자를 살리는 일에만 몰두하는 최인혁 교수는 병원입장에서는 탐탁지 않은 의사였다.

'골든타임'은 이렇게 날이 갈수록 수익만 추구하는 병원이라는 공간과 의료계의 현실을 외상의학과라는 공간을 통해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이에 앞서 소개한 응급환자를 원무과에서 잡고 있다가 이송 중 사망한 사건 같이 '골든타임'에서 보여주는 의료계 관련 에피소드들은 드라마를 더욱 리얼하고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물론, 시청자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열악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속에서도 환자만을 생각하는 진짜의사 최인혁 교수를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재미로만 보던 시청자들도 어느새 최인혁 교수가 "응급실에 헬기를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게 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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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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