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지만 '무도'가 아닌..'슈퍼7' 딜레마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09.2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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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일곱 멤버들이 '무한도전'의 테두리를 벗어나 벌이는 첫 프로젝트, '슈퍼7' 콘서트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슈퍼7'은 오는 11월 24일, 25일 양일에 걸쳐 서울 올림픽고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형 콘서트다. 24일은 오후 6시, 25일은 오후 5시에 각각 열린다. '무한도전'에 현재 출연중인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 등 7명 멤버가 기획하고 출연한다. '무한도전'은 여러 인기 예능 중에서도 충성도가 높은 골수팬이 많다. MBC 노조가 파업 중이던 시절 이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부터 일찌감치 대박 예감이 이어졌다.


'슈퍼7'은 유례가 없는 공연이다. 멤버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한 프로그램에서 만나 무려 7년간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해 온 출연자 일곱이 방송을 떠나 대형 이벤트를 벌인다. 이들은 여전히 '무한도전'에 출연하며 인기몰이 중이지만 '슈퍼7'은 '무한도전'과는 무관한 공연을 표방한다.

'슈퍼7'의 딜레마가 여기 있다. '무한도전'에서 출발했으며 현재의 '무한도전'과도 여전히 연관을 맺고 있는데 '무한도전'의 타이틀을 뗐다. 동시에 MBC란 지상파 방송사가 빠졌다.

그렇기에 공연 유료화는 필연이다. 운동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형 공연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대관료, 조명 음향 등 각종 무대장비 설치비, 현장 스태프 비용, 용역비, 게스트 비용, 자잘한 식사비에 의료, 경호 비용까지 항목도 자잘하고 규모도 상당하다. 방송사가 함께하는 공연이라면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슈퍼7'에는 그게 없다.


'무한도전'의 연말 콘서트, '나도 가수다' 무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프로레슬링 경기를 방송을 통해, 더 정확히는 방송 덕에 무료로 즐겼던 팬들은 이제 티켓값을 내고 공연장을 찾아야 한다. 반감이 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럼에도 방송의 자장에서 벗어난 공연이 무대에 걸맞은 티켓 값을 받는 것 또한 당연한 결정이다.

최근 '슈퍼7'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예매 정보를 공개했다. R석과 스탠딩이 9만9000원 S석이 7만7000원 A석이 6만6000원이다. 당초 VIP석 가격이 13만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곧 이를 바로잡아 새로이 공지했다.

이에 주관사로 나선 리쌍컴퍼니에게 갑작스레 포화가 쏟아지는 중이다. 유료 공연 자체를 비난하는 이부터 티켓 값이 높다고 트집 잡는 이, 공연시간이 '무한도전' 방송 시간과 겹친다고 지적하는 이까지 그간 묵혔던 불만을 쏟다내고 있다. '무한도전'의 일부 팬들은 프로그램의 순수성을 해친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주관사인 리쌍컴퍼니가 돈벌이를 하려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콘서트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10만원대는 심리적 저지선이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형 콘서트의 경우 대개 10만원에 못 미치는 티켓 값을 받는다"며 "규모나 출연자, 화제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현재의 '슈퍼7' 티켓 가격은 일반적 콘서트 수준이다"고 전했다. 다른 가요계 관계자도 "연말 대형 경기장에서 하는 티켓으로 평이한 수준"이라며 "무대 규모나 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각종 장비가 들어가는 대형 콘서트는 실제 남는 게 별로 없는 장사"라고 귀띔했다.

'슈퍼7' 측은 '무한도전'의 기존 이미지를 안고 가면서도 부정해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쉽지 않은 첫 도전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협찬 제의에도 불구, 이를 받아들여 제작비를 줄이는 대신 신중하게 콘서트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무한도전' 브랜드를 협찬에 이용할 경우의 부담이 없을 리 없다. 일반 가수들의 공연보다도 까다로운 셈이다.

기꺼이 돈을 내고 이들의 티켓을 사는 이는 '슈퍼7'의 딜레마를 기꺼이 이해할, 일곱 멤버들이 수개월을 연습했다는 무대가 너무도 보고싶은 팬들일 것이다. '슈퍼7'의 다음 관건은 티켓값에 걸맞는, 팬들의 기대감을 만족시킬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 될 터. 입방아를 찧던 많은 이들이 눈에 불을 켜고 그들의 공연을 지켜볼 것이다. '무한도전'을 떠난 '무한도전' 멤버들의 첫 도전은 성공할까. '슈퍼7'은 7명의 멤버들의 진정한 '무한도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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