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고비드의 인간적인 매력에 빠지실거예요"(인터뷰)

영화 '반창꼬' 강일 역의 고수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2.12.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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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혜정 기자


남성 관객들은 긴장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은막위에 보이는 잘생긴 미남 배우들 중에서도 갑(甲)으로 인정받는 고수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그것도 여심을 사로잡을 감성 멜로로 말이다.

참 조각같이 잘생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고비드'라고 부른다. 그런 고수(34)가 인간적인 매력을 안고 돌아왔다. 술에 취해 엉엉 울기도 하고,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여자에게 '미친X'이라고 욕도 하고, 무모하게 사건 현장에 뛰어들어 동료들을 가슴 졸이게 하는 소방관 강일, 마냥 까칠한 줄 알았더니 상처 많고 마음여린 남자였다.


편안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멜로영화 '반창꼬'에 도전했다는 그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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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혜정 기자


◆ '반창꼬' 이런 영화였어?


말랑말랑한 멜로에서 고수를 만나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고지전' '초능력자' '백야행' 등 지금까지 영화 속 고수의 모습은 가볍지는 않았다. 멜로 영화로 돌아온 그에게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냥 뻔한 멜로영화인줄 알고 왔다가 '이런 영화였어?'하고 나가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시사회를 했는데 끝나고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배우들은 여러 번 봐서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웃는 곳에서는 웃어주시고 슬퍼할 때 울어주시더라고요."

지난여름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그에게 아내를 잃는다는 설정이 더욱 남다르게 와 닿지 않았느냐 묻자 그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예전에는 구분이 일과 생활을 구분 하는 게 힘들었어요. 후배들도 그런 것 때문에 힘들어하더라고요. 지금은 많이 구분 지으려고 노력해요. 구분이 되어지면 그 때 부터는 일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편안한 멜로를 하고 싶다더니, 액션 연기 뺨치도록 역동적인 장면들도 많았다. 붕괴 현장에서 굴러야 했고, 열차 선로에서 사고를 당한 환자를 아슬아슬하게 구조하기도 했다. 위험했을 법도 한데 고수는 제복을 입고 있으니 절로 사명감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위험했던 장면은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하고 들어가니까 많이 없었는데 놀랐던 게 있어요. 제가 생각했던 사고 장면보다 스케일이 너무 큰 거예요. '우와, 블록버스터인가?'했어요. 진짜로 구조하는 것 같았어요.(웃음)"

그저 직업적 설정으로만 보기에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은 강일의 캐릭터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내를 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연도 사명감에서 시작됐고, 아내를 잃은 후에는 무모하게 몸을 던질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기도 했다.

"강일은 다른 사람을 살리고 아내를 못 챙겼잖아요. 거기서부터 영화가 시작되니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아내를 잃은 후에 그렇게 무모하게 구조현장에 뛰어드는 것이 강일의 외로움과 슬픔의 표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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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혜정 기자


◆ "한효주에게 막말, 더 했어야 해요."

영화 속 미수는 '이 남자를 꼬셔야겠다'는 엄청난 의지로 끈임 없이 강일에게 대시한다. 실제로 이렇게 끈덕지게 따라붙는 여자,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적극적인 성격은 좋은데 너~무 지나치면 힘들겠죠. 그런데 강일은 상처가 너무 깊은 친구잖아요. 그런데도 좋다고 저렇게 구애를 해주니 감사하죠. 강일은 인생의 낙이 없고 포기한 상태인데 그런 나를 계속 구원해주려는 노력이 고마울 것 같아요. 그런 사람을 안아주는 미수가 더 대단하죠."

마음을 닫아 버린 까칠한 강일을 연기하며 한효주에게도 참 모질게 대했다. 욕은 기본이요, 막말에 위협까지. 계속 자신을 밀어내는 강일에게 미수는 어느 순간 스며들었다.

"옛사랑과 상처가 있는 강일이 마음을 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많이 가졌어요. 열린다면 어떤 시점인지도 고민이 많았죠. 마지막 구급차에서 깨어나기 전에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죽음의 문턱에서 죽은 아내가 나타나요. 아내가 돌아보면서 '당신이 나를 보내는 거야'라고 하고 사라져요. 그 후에 미수가 나타나서 다가오고 강일이 깨어나고. 그 장면이 있었으면 관객들이 봤을 때 강일의 감정이 더 잘 보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미수에게 좀 너무했다고 농을 던지자 그는 "더 했어야 해요. 아쉬워요"라고 크게 웃으며 되받아쳤다. "제가 언제 욕을 해보겠어요. 그런데 욕은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이 남자, 웃음과 진지함을 오고가는 속도가 LTE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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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혜정 기자


◆ "'반창꼬', '고비드'의 인간적인 매력에 푹 빠지실 거예요"

올해는 상반기 '건축학개론'과 하반기 '늑대소년'으로 멜로영화 최고 흥행 기록이 두 번이 다시 쓰였다. 고수에게 두 편의 흥행 멜로와는 다른 '반창꼬'만의 매력을 물었다.

"처음에는 어딘지 모르고 들어왔는데 들어와서 보니 엄청나게 아름답고 예쁜 것이 가득한 방? 영화를 보면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실 거예요.(웃음). 연인들이 보시면 서로의 소중함을 더 느끼실 것 같고, 싱글들이 보면 '아~연애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드는 영화인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조각같이 잘생겼다는 의미의 '고비드'로 들리고 있는 고수. '고비드'라는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이름도 별명 같지 않아요?'라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언제부턴가 그렇게 불러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이름도 좀 별명 같지 않아요? '수'라니. 저희 영화를 보시면 제가 굉장히 인간적으로 나와요. 외모에 캐릭터가 가려질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은 '고비드'의 인간적인 매력에 푹 빠지실 거예요.(웃음)"

영화는 단 다섯 편, 내년에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치는 그에게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물었다. 질문이 그는 끝나자마자 "액션!"이라고 답했다.

"액션이요. 느와르! 007같은! 정장을 딱 입고! 달리기도 잘하고!(웃음). 남자들에게 그런 것들은 항상 로망인 것 같아요. 남자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그 전에는 잔인하거나 스릴러 영화를 선호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액션이 더 힘들어지기 전에 하려고요.(웃음) 감독님들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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