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스님·배우·야구선수가 말한 당신의 고마움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3.01.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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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처=SBS '땡큐'>


SBS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땡큐'는 게스트가 아닌 시청자를 위한 방송이었다.

지난 1일 '땡큐' 2회에서는 '스님, 배우 그리고 야구선수'라는 부제로 첫 만남을 가진 혜민스님과 배우 차인표, 최근 은퇴한 박찬호가 하룻밤을 보내며 서로의 인생에 대해 나눈 이야기, 그리고 청춘들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땡큐'는 지난 12월29일 방송된 첫 회에서 각자 다른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웃음과 감동이 시청자들에게 전달, 호평을 이끌어 냈다. 2회 분량 파일럿 프로그램이지만

이날 방송된 2회에서는 여행지인 강원도 홍천의 살둔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한결 친해진 세 사람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찬호는 혜민스님에게 '귀요미송'을 전수하는가하가하면 차인표와 얼음물에 입수해 각오를 다지고, 함께 요리를 하고, 게임을 하는 등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각자의 위치에서 성공한 40대 어른들이었지만 함께 모이니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갔다.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에서 벗어난 세 사람은 그저 친구끼리 여행을 떠난 듯 자연스럽게 서로 장난을 치며 놀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는 가볍지 않았다. 결코 허투루 인생을 살지 않은 세 사람이기에 자신들의 인생 경험을 공유했을 뿐인데 많은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들의 이야기는 인생에서 힘들었던 기억부터 연애담, 결혼생활, 종교, 요리까지 다양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자신들도 남들과 다름없이 좌절하고 힘든 시기를 겪었음을 털어놔 눈길을 모았다. 그리고 각자 이런 순간들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경험을 나눠 시청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찬호는 "어린 시절부터 칭찬보다는 혼이 많이 났다. 남모르게 열등감을 가져왔다"고 고백했고, 혜민스님은 "열등감이라는 것은 주변의 평가에 의해 스스로를 그런 틀에 가두면서 생겨난다. 말로 생긴 상처는 말로 상쇄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사랑해주는 말을 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박찬호도 "맞다. 나 또한 이후에 내 자신이 뭔가 열심히 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에게 "오늘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칭찬했고 그것이 열등감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공감했다.

'땡큐'는 이들 게스트를 초대해 청춘들을 향해 '이렇게 하라'고 의도적으로 설득하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서로에게 인생경험을 털어 놓고, 서로가 서로에게 조언을 구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 냈다. 이들은 방송 내내 서로의 존재와 만남에 감사해 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에 감사해 했고 이는 많은 교훈을 남겼다.

새로운 인생을 앞두고 번지점프 도전에 나선 박찬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적이 처음이었다. 난간에 선 순간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는 것 같았다"라며 "날 잡아준 밧줄 때문에 살았다는 생각이 들 때 갑자기 슬픔이 밀려왔다. 감사함과 함께 밧줄 없이 뛰어내린 사람들이 생각났다. 내가 그런 밧줄 역할을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여행이 끝난 뒤 차인표는 "서로가 다른 남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인생의 동반자였다"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세 사람이지만, 수많은 고비와 좌절 이를 이겨내며 걸어온 인생은 놀랍게도 닮아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힘들어하는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

혜민스님은 '부족한 나라고 해도 내가 날 사랑해 주세요. 이렇게 사는 내가 가엽지 않은가요? 내 가슴을 쓰다듬으며 사랑한다. 사랑한다. 나에게 말해주세요', 박찬호는 '저도 모든 걸 놓고 싶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몸을 돌리고 마음을 열어보세요. 제 손을 잡으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차인표는 '엄마는 아기를 낳아 온 마음으로 사랑했습니다. 그렇게 수백 번을 반복해 당신이 있습니다. 당신의 생명은 죽음보다 소중한 최고의 선물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이 남긴 희망의 문구는 자살하는 사람이 많이 찾아 '절망의 다리'라는 오명이 붙은 마포대교에 한시적으로 설치 됐다.

프로그램은 초반 박찬호의 물음처럼 교양인지 예능인지 혹은 다큐멘터리인지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교양이든 예능이든 다큐든, 즐기면 땡큐"라는 자막처럼 구분에 큰 의미가 없을 만큼 따뜻하고 의미 있는 웃음을 전달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9일 첫 회 11.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데 이어, 방송 날짜가 화요일로 바뀐 1일 방송도 7.4%로 여타 심야 프로그램들을 웃도는 수치를 보여 정규 편성 가능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정규편성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호평과 칭찬의 글이 쏟아지고 있어 새해 새로운 휴머니티 예능 프로그램의 탄생이 기대된다.

2회 동안 방송된 '땡큐'는 많은 것이 감사한 세 남자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고마워하는 방송이었다. 방송은 "세상이 당신이 있음으로 인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이야기 했다.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존재의 고마움이 '땡큐'의 메시지였다. 게스트가 아닌,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땡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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