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 서영이는 판타지 아닌 우리들이야기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3.03.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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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종영된 KBS 2TV 주말극 '내딸 서영이'


KBS 2TV 주말극 '내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가 지난 3일 종영됐다. 결말은 모든 시청자들이 바라는 '해피엔딩'.

이날 방송에서 이서영(이보영 분)은 오해로 빚은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했던 강우재(이상윤 분)과 재결합했고, 사랑해서 한 결혼이 아니었던 이상우(박해진 분)는 최호정(최윤영 분)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다. 우재와 서영, 상우와 효졍은 합동 결혼식으로 사랑을 다시금 확인했다.


대기업 위너스 이사에서 연기자를 꿈꾸며 가출까지 감행했던 최민석(홍요섭)은 아내 김강순(송옥숙 분)과 화해했고, '중년 꽃미남'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 드라마에 등장했던 모든 갈등은 눈녹듯 녹아내렸고, 훈훈한 화해로 마무리 됐다.

시청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갈등은 이서영과 아버지 이삼재(천호진 분). 마지막회를 앞두고 지난 2일 방송에서 갈등의 한 축인 서영과 우재가 입맞춤으로 사랑을 재확인하고 화해를 이루면서 이날 마지막회에서는 과연 서영이 삼재와 어떤 결말을 이뤄낼지 관심을 모았다. 혹자는 이삼재의 죽음을 상상했지만, 이삼재는 건강을 회복했고, 딸 이서영과의 관계도 회복했다. 가족 드라마다운 결말이었다.

'내딸 서영이'가 택한 해피엔딩은 '가족극'의 판타지였을까. 아니다. 이서영과 이삼재의 '화해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같은 결말은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현실이었다.


이날 '내 딸 서영이'를 보고 가슴이 먹먹해진 이 땅의 아버지(어머니), 딸(아들)들이 많았을 것이다. 드라마지만 결코 드라마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리라. 소현경 작가의 친절한 결말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되는 선물했다. 우리는 얼마나 아버지를 몰랐고 또 딸을 몰랐던가.

삼재의 고향을 찾아간 장면에서 삼재는 서영의 어머니와 애틋한 첫 만남을 떠올리고 또 그토록 아내가 와보고 싶어했던 고향의 가로수 길을 걸으며 과거를 떠올렸다. 그런 삼재를 서영, 우재, 상우, 호정은 말없이 지켜봤다. 늘 삼재를 원망하던 서영은 이때만큼은 말없이 쓸쓸한 아버지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그리고 이해했다. 자신이 그토록 미워했던 아버지가 서영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런 아버지를 자신은 얼마나 이해를 못했는지 말이다. 서영과 삼재 부녀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아버지, 우리 딸들의 이야기였다.

이날 마지막 장면은 서영이 자신의 딸을 품에 안고 흔들의자에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흔들의자에는 의자를 만들며 삼재가 남긴 글이 적어 있었다. '내딸 서영이에게'라고. 결국 아버지 그리고 부모님은 자식의 행복을 위한 편안한 흔들의자라는 것을 '내 딸 서영이'는 말하고 있었다.

이 드라마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내 아버지 삼재'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었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당신, 누구의 딸(아들)인 당신, 우리 모두는 결국 한 사람이라는 것을.

'내 딸 서영이'는 결국 우리네 이야기, 우리의 삶을 보여준 거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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