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초청 권현주 감독 "칸 소식에 3일 동안 멍했다"(인터뷰)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14.05.1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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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회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숨'으로 초청된 권현주 감독/사진=전형화 기자


"칸 초청 소식에 3일 동안 몸살을 앓은 것처럼 멍했어요."

제67회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중편 '숨'으로 초청된 권현주 감독(30)은 아직 달떠있는 듯 했다. 올해 한국 단편영화 중 유일하게 칸에 초청됐으니 그럴 만도 했다.


17일(현지시간) 칸 해변에 위치한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파빌리온에서 권현주 감독을 만났다. 권현주 감독은 올해 칸영화제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돼 칸을 찾았다.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은 전 세계 한생 영화 중 10여편의 단, 중편을 선보이는 칸영화제 공식 프로그램. 올해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는 1631편이 공모해 11개국 16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시네파운데이션 심사위원장은 이란의 영화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맡았다.

권현주 감독은 "칸영화제 초청 소식을 들었을 때 힘든 상황에 처했었다. 그런데 초청됐다는 소식을 듣자 힘든 상황을 단숨에 잊을 수 있었다. 3일 동안 열병에 걸린 것처럼 멍했다"고 말했다.


권현주 감독은 홍익대 영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 현재 재학 중이다. 권현주 감독은 홍익대 시절 만든 다큐멘터리 '헤이, 주드'가 EBS에 소개됐는가 하면 대학교 졸업작품인 '어느 날 트렁크를 열었더니'와 '로인'이 부산영화제에 연달아 초청받은 장래가 기대되는 신예.

올해 칸에 초청된 '숨'은 뇌사 상태에 빠진 엄마를 돌보는 딸의 복잡한 심리를 담은 37 분량의 영화.

권현주 감독은 "친구가 뇌사 상태에 빠졌던 경험이 있다. 보호자 대기실에서 힘들었던 순간과 경험 등이 영화를 만드는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서 존엄사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가족이어야 해서 엄마와 딸의 이야기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권현주 감독은 "엄마의 죽음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린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싶었다"며 "덜 나쁜 선택을 하게 되지만 아이러니한 결말을 맞게 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현주 감독은 "칸에선 '숨'이 굉장히 인간적이고 심리묘사가 역동적이라 초청했다고 하더라"며 "인간의 내면을 색다르게 보여준 걸 신선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권현주 감독은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굳이 장래 목표를 규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 이야기 틀에 맞는 영화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여성감독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자의식이 있다기 보단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 열심히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네파운데이션 시상식은 22일 열린다. 권현주 감독은 24일까지 칸에 머문다.

과연 권현주 감독이 시네파운데이션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안게 될지, 칸에서 주목받은 새로운 여성감독이 탄생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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