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우혁 "독기로 모델 시작..이 악물고 버텼죠"(인터뷰)

KBS 2TV '스파이' 정호 역 우혁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5.03.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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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우혁/사진=MGB엔터테인먼트


지난 6일 종영한 KBS 2TV 금요드라마 '스파이'에서 유오성의 곁을 항상 지키던 남자가 한 명 있었다. 바로 신인 연기자 우혁(22)이다. 북한 공작원 황기철(유오성 분)의 오른팔인 정호 역을 맡은 우혁은 187cm의 훤칠한 키와 강렬한 눈빛으로 시선을 끌었다.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얼굴이지만 이름은 친숙하다. 본명은 장우혁. 1990년대를 풍미했던 H.O.T.의 장우혁과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다. 1993년생인 우혁에게 장우혁에 대해 아는지 농을 던지자 "'캔디'를 어렴풋이 기억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저희 형이 H.O.T. 세대여서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캔디'도 어렴풋이 기억나요(웃음). 장우혁 선배님과 같이 화보 촬영을 해본 적이 있어요. 같은 이름을 가진 저를 알고 계셨대요. 직접 만나니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187cm의 큰 키, 역시나 모델 출신이었다. 날카로운 눈매와 다부진 어깨가 언뜻 김우빈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모델 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연기를 할 생각이 없었지만 우연히 잡은 기회는 지금의 '스파이'까지 이어지며 연기자의 길로 그를 인도했다.

"사실 모델 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연기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연기를 해보지도 않았을 때라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두 가지를 함께 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롤러코스터' 오디션을 보러 갔어요. 감독님께서 '네가 꽃미남 해라' 하시더라고요. 같이 오디션 본 분들 중 출중한 선배님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안될 줄 알았는데 다행이었죠. 그렇게 제 방송 데뷔작이 됐어요."


우혁이 모델이 된 것은 일종의 오기였다. 어릴 적부터 키가 컸지만 100Kg이 넘는 몸무게 때문에 훤칠한 모델들과 비교해 놀림을 당했던 것이 반대로 모델의 꿈을 만들었다.

"어릴 때부터 키가 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더불어 살에 대한 얘기도 많이 들었고(웃음). 100Kg이 넘었었거든요. 제가 어릴 때 모델 프로그램이 유행했는데 친구들이 항상 무시했어요. '이 사람들은 키 크고 멋있는데 넌 뭐야?'이런 식으로요. 그때 '모델 한 번 해보자! 보여주자!'하고 독기를 품었죠. 멋져 보이는 직업이지만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경쟁도 엄청나고요. 참 많이 배웠어요. 사회생활에 대해서도, 연예계 일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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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우혁/사진=MGB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작은 모델이었지만 연기자의 길이 아주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와 함께 본 수 많은 영화들은 그의 마음속에 배우의 꿈을 심어줬다. 모델의 꿈을 이룬 후 그는 곧바로 배우를 위한 걸음을 시작했다.

"중국에서 지낼 때 영화를 정말 많이 봤어요. 중국은 DVD가 엄청나게 저렴하거든요. 아버지가 영화에 관심이 많으셔서 예술영화도 어릴 때부터 많이 접했죠. 자연스럽게 연기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대학 진학 후에 바로 모델이 됐고, 작년 3월에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어요."

예능의 성격이 강한 '롤러코스터'와 달리 '스파이'는 첫 정극이었다.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항상 유오성과 함께 등장하고, 액션까지 소화해야하니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스파이'는 엄청 달랐어요. 걱정도 너무나 많이 했죠. 어떻게 소화를 해야 할지. 항상 대본을 붙들고 있었어요. 대사는 많지 않았지만 유오선 선배님의 오른팔이니까 항상 화면에 걸려 있었어요. 마치고 나니 시원한 것 보다는 섭섭함이 커요. 또 촬영장에 가야할 것 같아요."

'스파이'를 통해 처음 접해본 액션도 녹록치 않았다. 특히 요원이라는 설정 상 총을 능숙하게 사용해야 했다. 아직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우혁에게는 총을 겨누는 팔의 각도마저 낯설었다.

"초반에 체력을 많이 길러두지 못한 것이 후회돼요. 지금은 조금 자신이 붙었어요. 김재중 형님이 액션을 많이 하셨는데 옆에서 보고 많이 배웠어요. 총이요? 친형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아직 군 미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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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우혁/사진=MGB엔터테인먼트


중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후 고등학교 2학년 시절 한국으로 온 우혁, 배우로서도 어학 능력은 분명 플러스 요인이 될 듯하다. 해외 활동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일단 한국에서 열심히 해야죠"라며 웃는다. 이제 막 20대 초반이니 연애 생각, 대학생활 욕심도 있을 법한데 이 욕심 많은 배우는 자기관리가 먼저란다.

"대학에 대한 로망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형에게 이미 들어서 그런가? 스무 살 때부터 즐기기 보다는 자기 관리에 힘썼어요. 모델 준비도 하고 있었고, 꿈이 정말 엄청 컸거든요(웃음). 이 악물고 버텼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어요. 후회는 없어요. 일단 지금은 일을 해야죠."

이루고 싶은 '원대한 꿈'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독하게 자신을 채찍질 하는 것일까. 그의 목표는 간단하면서도 아주 어려웠다.

"딱히 '이거다!'싶은 기은 없어요. 사람들이 '우혁'하면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에는 정말 끝이 없다고 하잖아요. 기준을 두지 않은 것도 끝이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2015년은 '스파이'로 그 문을 열었다. 아직은 온 길보다 가야할 길이 더 먼 우혁은 차근차근 다음 스텝을 밟아갈 계획이다. 평생 갈 길이라는 생각으로 천천히, 차분히.

"성격이 급했어요. 빨리 작품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조급하다는 말도 들었어요. 유오성 선배님이 '주관이 뚜렷한 건 좋은데 너무 급한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배우는 평생 직업이니 천천히 생각하라고 말씀 해주신 것이 정말 많이 와 닿았어요. 올해는 천천히 자기 개발 하면서 특기도 늘려고요. 무엇보다 드라마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하게 됐어요.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잘 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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