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野球] 폭스의 번트가 두고두고 아쉽다

양승호 해설위원 / 입력 : 2015.09.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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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배영수가 3회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OSEN





발느린 주자 김태균을 2루에, 최진행을 1루에 두고 시도한 폭스의 번트는 두고두고 아쉬웠다.


17일 2회초 수비서 NC에게 1점을 내준 한화는 곧이은 말공격서 무사1,2루 역전찬스를 맞았다. NC쪽으로 넘어가려는 이날 경기의 흐름을 되찾아올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폭스는 KBO리그에서 한번도 희생번트에 성공한 적이 없던 타자였다. 그런 폭스가 번트를 시도했고 1-5-3의 병살타를 만들며 천금같은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경기는 초반였고 힘이 떨어진 마운드를 생각했을 때 한화로선 1~2점에 애면글면하기보단 기회가 왔을 때 다득점을 노리고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어야 했지 않았나 싶다.

더우기 손민한은 번트 수비를 잘하는 투수. 이날도 몸쪽 볼로 번트를 유도한 후 곧바로 3루쪽으로 스타트해 타구를 처리하는 모습은 번트수비의 정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3회수비도 아쉬웠다. 2사1루 상황서 배영수는 테임즈를 고의성 볼넷으로 내보냈다. 물론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타자라서 께름칙할 순 있다. 하지만 다음 타순이 테임즈만큼이나 핫한 타자 나성범임을 생각하면 루상에 주자를 확실하게 한명 더 내보내기보단 이닝을 마칠 수 있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자고 승부를 보았어야 했지 싶다. 홈런이나 안타란 게 매타석 나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배영수는 나성범에게 좌중간2루타를 내주며 추가 2실점을 하고 말았다.

3-7로 뒤지고 있던 6회 무사1,2루 김태균 타석에서 보인 정근우의 주루플레이도 미련을 남긴다. 4점차 리드를 내주고는 있지만 추격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던 시점. 김태균의 타구가 우측담장 방향으로 날아가는 동안 2루와 3루 중간까지 리드 폭을 크게 잡고 있던 정근우는 뒤늦게 리터치를 위해 2루로 귀루했고 정근우가 리터치할 타임에 타구는 우익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간 상황였다. 정근우는 무리해서 3루로 뛰었고 결국 3루서 아웃되고 만다. 전혀 정근우 답지 않은 플레이였다. 이 플레이 하나에서 지금 한화 선수단이 얼마나 큰 부담을 안고 있는지 유추해볼 수 있었다.

선발 배영수가 2.2이닝만에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이날도 한화는 김범수부터 송은범까지 7명의 불펜을 투입했지만 NC의 화력을 막지 못했다. 팀이 힘든 상황에서 선발투수들이 제 역할을 못해주니 투수진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즌초반 크게 이기고 있을 때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졌다면 이날 같은 경기에서 더 나은 투구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한 필승조의 혹사논란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한화로선 다행스럽게도 5강 싸움을 하는 다른 팀들도 이날 모두 패함으로서 한화에게도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9월 초 까지만 해도 롯데가 이렇게까지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한 팬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한화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몇 경기 남지 않았지만 가을캠프와 봄 캠프 때 지옥훈련을 하며 고생한 것을 떠올리며 한화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열정을 불태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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