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출전.. 화끈한 슈퍼매치 만들 '기폭장치'

전상준 기자 / 입력 : 2015.09.1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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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득점이 터지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겠다".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입을 모았다.


수원과 서울은 지난 6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었다. 당시 양 팀은 다소 수비적인 경기 속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치열한 신경전과 거친 몸싸움 등은 흥미로웠지만 승부에 방점을 찍는 골이 없어 큰 아쉬움을 남겼다.

약 3개월 뒤인 19일 수원과 서울은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무대를 옮겨 시즌 3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이전 대결에서 무득점에 그쳤기에, 양 팀 감독들은 골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득점을 통해 최근 식어가고 있는 슈퍼매치의 열기를 다시금 끌어올리겠다는 자세다.

특히 홈팀인 수원의 서정원 감독과 염기훈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득점이 나오는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화려한 공격 축구를 예고했다.


현재 수원은 화끈한 난타전을 펼칠 준비가 됐다. 올 시즌 수원은 공수에서 균형을 맞추면서도 위험지역에서 탁월한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꾸준히 승점을 따냈다. 김은선을 비롯하여 오장은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단독 2위를 질주 중이다. 서정원 감독도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 대신해 출전한 선수들이 나이를 막론하고 잘 해주다보니 우리가 더 강해진 것 같다"며 상승세 비결을 설명했다.

현재 수원은 단독 선두 전북현대와 함께 K리그 클래식 최다득점(47골)팀으로 올라있다. 핵심은 권창훈이다. 슈틸리케호의 희망으로 우뚝 선 권창훈은 최근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수원 공격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제주전을 시작으로 13경기에서 무려 7골을 몰아쳤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자신감을 얻은 게 상승세의 원인으로 보인다. 수원의 최다 공격포인트 보유자인 염기훈도 "최근 몇 경기 동안 최다 도움 기록을 의식하다보니 주춤했는데, 슈퍼매치에서는 도움이든, 골이든 상관없이 기록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며 칼을 갈고 있다.

관건은 FC서울이 수원의 공격 축구를 어떻게 받아치느냐다. FC서울은 수비력이 좋은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리그를 치르고 있다. 이로 인해 시즌 초반 득점 빈곤에 시달렸고 너무 수비 축구를 하는 게 아니냐는 팬들의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지난 5월 박주영의 부상 복귀와 올 여름 아드리아노 영입을 통해 공격력을 강화했고 이후 득점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아드리아노는 이적하자마자 3경기 연속골을 쏘아 올리는 빼어난 골 결정력으로 FC서울 공격에 힘을 실었다.

문전에서의 움직임이 좋은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끌고 다니며 서로에게 빈 공간을 만들어줬다. 또 직접적인 패스 플레이로 수비를 무력화시키며 골망을 흔들곤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달 말 박주영이 다시 부상으로 빠지자 FC서울의 공격력은 급감했다. 최근 3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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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왼쪽)과 최용수 감독(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용수 감독은 슈퍼매치를 앞두고 박주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 마지노선인 3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슈퍼매치 승리가 절실하기 때문. 현재 FC서울은 5위에 올라있다. 3위 포항과의 격차는 승점 2점이다. 수원을 잡아낸다면 타구장 결과에 따라 3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박주영이 있는 FC서울과 없는 FC서울은 다르다. 최근 경기에서 박주영이 없는 FC서울의 약점은 그대로 드러났다. 12일 전북전서는 아드리아노가 최철순의 전담마크에 막히자 공격이 뚝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장한 윤일록은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탓인지 몸이 무거웠고, 결국 하프타임을 통해 교체아웃 됐다.

전북이 최철순 시프트를 꺼내들 수 있었던 배경은 박주영의 부재다. FC서울에는 아드리아노 외 문전을 휘저을 마땅한 공격수가 없었다. 반대로 말하면 아드리아노만 막으면 됐다. FC서울이 박주영과 아드리아노의 투톱 카드를 꺼내들었다면 최철순 시프트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었다. 혹은 최철순 시프트를 아예 사용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FC서울의 창은 무뎠고 0-3 완패로 자존심을 구겼다.

이에 최용수 감독도 박주영의 수원전 출전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 본인의 출전의지가 강하다. 2~3주 째 재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컨디션도 상당히 좋아졌다"며 출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주영이 출전한다면 FC서울도 수원에 맞불을 놓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이 경우 FC서울도 원정이지만 적극적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수비수 숫자가 줄어들며 화끈한 난타전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용수 감독도 아드리아노의 움직임이 좋다는 장점을 활용해 다른 선수들이 침투하는 상황을 만들며 득점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이 전술의 핵심은 박주영이다.

물론 박주영이 FC서울의 문제점을 단숨에 해결해줄 수 있는 슈퍼맨은 아니다. 하지만 더 화끈한 슈퍼매치를 만들 수 있는 기폭장치인 건 확실하다. 최용수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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