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野球] 오랜만의 명품투수전..그들은 1,2위였다

양승호 해설위원 / 입력 : 2015.09.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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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스타뉴스가 양승호 전 롯데감독의 관전평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양승호 전 감독은 롯데를 맡았던 2011, 2012시즌 연속으로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으며 지난 LG배 국제 여자야구대회에선 한국여자 국가대표팀 인스트럭터로, 그리고현재는 지난 21일 창단한 한스타여자연예인야구단 감독을 맡아 재능기부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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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차우찬.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과 NC 가 왜 강팀인가를 보여주는 경기였다.

22일 대구 경기는 오랫만에 보는 명품 투수전이었다. 양팀의 투수 로테이션은 이 두팀이 왜 리그 1, 2위인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삼성은 차우찬,안지만,임창용 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완봉을 거두었고, NC 는 선발 이재학이 2실점 했으나 그후 이어지는 이혜천,김진성,임정호,이민호의 불펜이 1실점도 하지않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날의 수훈갑 차우찬의 투구는 아무리 칭찬해도 과하지않을 정도다. 7.1이닝동안 탈삼진이 무려 14개. 이닝당 2개꼴의 탈삼진을 뽑아내면서 막강화력의 NC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헛스윙 삼진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이는 NC타선과의 심리전에서 차우찬이 압승했다는 반증이다. NC로선 특유의 공격성향을 이날도 유감없이 발휘했지만 반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차우찬의 높은 직구에 속절없이 헛스윙하고 마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상대의 기세와 성향을 이용한 영리한 투구에 말려들어가고 만 것이다.


이날 유일한 득점상황인 2회말 삼성공격에서 박찬도의 공격적인 베이스러닝과 김상수의 기습번트 역시 감명깊었다. NC선발 이재학은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1점 홈런을 맞고 흔들리며 1사후 박찬도에게 중전안타를, 이지영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고 김상수의 기습 번트로 추가 1실점, 2실점함으로써 이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1사후 초구를 공략, 중전안타를 만들어 1루에 나간 박찬도는 후속 이지영이 역시 초구를 때려 우전안타를 만드는 순간 3루까지 내달렸다. NC 우익수가 어깨 강하고 송구 정확한 나성범임을 감안할 때 대단히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삼성 코칭스태프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 삼성의 1루 김평호코치는 상대 투수의 투구 동작을 간파해서 선수들을 리드하는데 탁월하다. 삼성이 2년 연속 도루왕을 배출할 수 있었던 데는 김평호코치의 역할이 주효했다. 또 3루 김재걸 코치는 언제나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주문한다.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9월초 마산 NC전에서도 그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같은 박찬도의 베이스러닝으로 만든 1사 1,3루의 상황서 이날 경기의 백미랄 수 있는 김상수의 기습번트안타가 터져나왔다. 김상수 역시 이재학의 초구에 과감하게 투수 오른쪽으로 흐르는 번트를 성공시켰는데 이같은 플레이는 선수들의 부단한 연습과 소통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런 플레이가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펼쳐지는 것을 보면 ‘과연 1위팀!’이라는 탄성이 나온다.

이런 삼성에게도 아쉬움이 남는 플레이가 있었다. 5회말 무사 2루때 박해민의 보내기 번트 실패와 2루 주자 박한이의 주루사 장면이 그것이었다.

어쨌거나 이날 승리로 삼성은 올 시즌 NC와의 상대전적을 11승 5패로 마감했다. 한국시리즈에서 NC를 다시 만나더라도 일단 분위기 제압에 성공한 셈이다. 마운드가 난타당하기 일쑤인 시즌 막판 경기들 속에서 삼성과 NC의 명품 투수전을 관전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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