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입단' 박병호 "후배들에게 꿈을 주고 싶다"(일문일답)

홍은동그랜드힐튼=국재환 기자 / 입력 : 2016.01.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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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사진=뉴스1





박병호가 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 컨벤션센터에서 미네소타 트윈스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입단 소감 및 향후 각오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병호는 지난해까지 LG와 넥센에서 9시즌 동안 뛰며 통산 86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1, 773안타 210홈런 604타점 535득점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 두 시즌 동안에는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점령하며, KBO리그 최고의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포스팅을 통해 미네소타 트윈스의 선택을 받았고, 5년 총액 18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미네소타에 공식 입단했다.

다음은 박병호와의 일문일답.

미국에서 과연 홈런을 몇 개 정도 칠지 기대가 크다. 명확한 목표치가 있는지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는 없다. 나도 적응이 필요하고 상대해 봐야하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속단할 수는 없다. 하루 빨리 적응할 수 있게끔 준비를 꾸준히 해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첫 시즌을 보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직접 상대하고 싶었던 투수나 팀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속해 있는 리그에서 팀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아직은 많은 선수들을 잘 모른다. 지구가 달라 상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클레이튼 커쇼(28, LA 다저스)가 던지는 모습을 한 번 보고 싶다.

'프랜차이즈 스타' 조 마우어를 만났다. 그를 만났을 때 느낌은 어땠나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하루 전 구단으로부터 조 마우어가 참석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실제 만나보니 키나 덩치가 생각보다 더 커서 놀랐다. 적응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겠다고 이야기해줬다. 고마웠다.

미네소타에 대한 인상은 어땠는지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한국 날씨와 비슷했다. 신기했던 것은 구단 직원들과 인사를 나눌 때 다들 날씨에 대해서 물어보더라. 미네소타가 많이 추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폴 몰리터 감독이 '날씨가 추워도 선수들이 성적을 잘 냈다'고 이야기했다. 환경에 맞게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홈구장 타깃필드를 둘러본 느낌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좌측 폴대, 중앙 펜스까지의 길이를 보고 잠실구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또 좌측에서 중앙이 직선으로 돼 있기에 그리 길지 않다고 느꼈다. 직접 가서 타격 훈련을 해봐야 좀 더 체감할 것 같다. 가서 빨리 적응해서 장타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평소에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다는데, 미국에서 영어가 잘 통했는지

많이 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어릴 때부터 영어를 좋아했었다. 잘 한다고는 이야기하지 못하지만, 미국에 가서 경험해보니 어느 정도 들리기는 하더라. 의사소통이 중요한 만큼 더 공부를 해서, 통역이 없을 때도 원활하게 대화를 하기 위해 더 노력하도록 하겠다.

김현수와 개막전서 맞대결 가능성 높은데, 기분이 어떤가

개막전을 볼티모어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 좋게 생각을 했다. 같이 한국에서 뛰다 미국에서 뛰는 것도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같은 한국 선수로서 자부심을 갖고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대결이 될 것 같다.

구단에서 김현수의 약점을 물어보면 알려줄 생각인지

없다고 이야기할 생각이다(미소).

원하는 별명이 있는지

현지에서 구단 직원들이 나를 '박뱅'이라고 부르더라. 그렇게 불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많이 진출했다.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추신수(34, 텍사스 레인저스) 선배가 많이 반겨줄 거라 생각한다. 올해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더 많아진다는 것은 한국 야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는)다른 선수들을 위해서도 더 열심히 할 것이다. 보다 많은 선수들이 꿈을 갖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계약 조건이 조금은 아쉬운데 괜찮은가

입단을 하기 전 예상보다 금액이 적을 거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 전에 에이전트와 충분한 대화를 했었다. 하루 빨리 계약을 맺고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명타자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영향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수비를 병행하면서 타격을 하는 게 더 편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팀에는 조 마우어도 있고, 팀 사정에 맞게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지난해 이맘때 빠른 볼에 밀린다고 했는데, 어떻게 풀어나갔나

그 전까지 타격 시에는 상체를 조금 눕혔는데,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수정하려고 노력했다. 실제 경기에서도 타격 폼이 누워지는 경향은 줄어들었다. 굳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고려해 타격 폼을 수정한 것은 아니지만,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과의 승부를 좀 더 원활히 하기 위해 그랬다.

한국에서의 스윙을 메이저리그에서도 할 생각인지

강정호가 "폼을 바꾸지 말고 신경 쓰지 마라. 한 달만 뛰면 몸이 알아서 반응한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갖고 있는 타격 폼과 기술로 부딪혀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고교 시절에도 미네소타가 지켜본 걸로 알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미네소타 스카우트 담당자가 입단 제안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내가 LG 트윈스 팬이었기 때문에 LG에 가고 싶어했다. 이후 KBO리그에서 뛰며 다시 그 사람을 만났는데, 나를 기억했다는 점에서 좀 신기했다.

넥센의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진출을 했는데, 구단의 동의가 있었던 덕분이었다. 도전에 많은 도움을 주신 이장석 대표님을 비롯한 프런트에게 감사드린다. 또 2011년에 트레이드로 넥센에 합류했을 때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잊지 않게 해주셨는데 그 점에 굉장히 감사한다. 야구에 열정을 잃지 않게 도움을 준 코칭스태프, 넥센에서 적응할 수 있게 함께 해준 선수들에게도 고맙다.

자신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넥센에서 이탈했다. 넥센의 2016시즌 전망은

현재 넥센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분명 넥센에는 좋은 유망주 선수들도 많고, 더 많은 기회를 잡아야할 선수도 많았다. 이들이 잘 해줄 것이다. 그리고 기동력을 좀 더 신경 쓴다고 했는데, 염경엽 감독님이 잘 지도해주실 거라 생각한다. 또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선수들도 여럿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한 악플러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직접 한 번 만나보고 싶다(웃음). 만나서 사진이라도 찍어보고 구단 홈페이지 등에 올린다면 주변인들이 어떤 반응이 보일지 궁금하다.

가족들은 언제 미국으로 넘어가는가

현재로서는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고, 곧바로 볼티모어로 경기를 하러 간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가 3월 말인데 가족들은 그때 쯤 미네소타로 넘어올 계획이다.

국내에서 MVP를 탈 때마다, 2군에 있는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에 가서는 또 누구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싶은지

많은 국민들과 팬들이 지켜볼 것으로 생각한다. 어릴 때 박찬호 선배 경기를 보면서 아침을 시작했는데,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통해 많은 분들의 기분이 좋아지게끔 최선을 다하겠다. 또 후배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미국에서 어떤 점이 가장 그리울 것 같나

아무래도 가족들을 많이 못 보게 되니 그리울 것 같다. 또 미네소타에 잠시 넘어가 있는 동안 스테이크를 주로 먹었는데, 한국 음식도 많이 생각날 것 같다.

한국에 돌아와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생각이 있는지

지금의 생각으로는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만약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넥센으로 돌아와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홈런 개수는 넘을 수 없는 기록이기 때문에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 돌아와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박병호는 "제가 한국에서 경기를 뛰면서 많은 팬 분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또 보답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지냈던 것 같다. 새롭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감사드린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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