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무명' LG 박재욱의 캠프 합류, 무엇을 의미하나

오키나와(일본)=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2.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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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재욱. /사진=LG트윈스 제공





"(박)재욱이 같은 선수가 여기에 와서 훈련하고 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현재 LG 트윈스의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포수 박재욱(21)은 완전 무명 선수였다. 하지만 단기간에 코칭스태프의 눈에 띄어 전격적으로 캠프에 합류했다. 육성군을 비롯해 2군 선수들에게는 큰 의미다. 실력과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1군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LG는 지난 1월부터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1군 스프링캠프에 포수 4명을 데려갔다. 정상호와 유강남, 최경철, 박재욱이다. 박재욱은 LG의 네 번째 포수가 결코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열린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명단에도 박재욱은 없었다. 때문에 애리조나 캠프 명단이 공개됐을 때 박재욱이라는 이름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박재욱은 부산중-개성고를 졸업하고 2014년 LG에 입단했다. 당시 신인드래프트서 10라운드 전체 103순위에 뽑혀 별다른 주목도 받지 못했고 2군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적은 없었다. 입단 동기인 장준원, 양석환은 이미 지난해부터 1군에서 활약했었다.


김정민 배터리코치는 박재욱을 '자기 몸도 잘 가누지 못했던 선수'라 표현했다. 김 코치는 "2군에서는 어떻게 저 선수가 프로에 들어왔을까 하는 평가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이던 포수 김창혁이 다쳤고 LG는 대체요원을 찾다가 박재욱을 불렀다. 박재욱은 여기서 발군의 도루 저지능력을 선보였다. 다만 코칭스태프는 박재욱의 신체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 팔굽혀펴기 300회를 할 수 있으면 1군 캠프에 데려가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박재욱은 약 한 달 반 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고 결국 OK 사인을 받았다.

김 코치는 "뛰는 모습은 거의 중, 고등학생 수준이다. 육성군에서는 어떻게 보면 프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는 정도였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민첩성은 뛰어났다. 팝타임(포수 글러브에 공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2루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는 순간까지 걸리는 시간)만 놓고 보면 정상호, 유강남, 최경철보다 빠르게 나온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박)재욱이가 지금 여기서 훈련하고 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가진 것은 부족하지만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면 스태프에서도 눈여겨보고 확인하고, 가능성을 보여주면 언제든지 1군 무대는 열려있다는 메시지다. 박재욱을 아는 퓨처스 선수들도 희망을 가질 것이다"라 힘주어 말했다.

"물론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신체적인 능력만 향상이 된다면 지금 가진 것들을 충분히 펼칠 수 있다. 나중에 (유)강남이의 뒤가 됐든 어느 위치에서든 기회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이름이 없던 선수였지만 공을 잘 던져서 스태프의 눈에 띄었다. 선배들과 훈련하고 일본팀, 국내 다른팀들과 경기도 하다 보면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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