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깜짝 합류' LG 박재욱 "푸쉬업 진짜 10개도 못했어요"(인터뷰)

오키나와(일본)=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2.20 06:30
  • 글자크기조절
image
LG 박재욱. /사진=LG트윈스 제공





"진짜 10개도 못했어요."


지난해 10월 미야자키 교육리그 명단에서도 빠졌었던 포수가 불과 3달 뒤 1군 스프링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팔굽혀펴기 10개도 못하던 선수가 1달 반 만에 '300개' 미션을 달성하고 감독의 인정을 받았다.

LG 트윈스 포수 박재욱(21)은 고된 훈련이 즐겁기만 하다. 원래 지난해 12월 23일 입대 예정이었던 그가 1군 전지훈련에서 땀을 흘리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2015년 10월, LG는 유망주들을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파견했다. 포수는 조윤준과 김창혁이었다. 그런데 김창혁이 리그 초반에 다쳤다. LG는 회의 끝에 자질이 있다고 판단한 박재욱을 긴급 호출했다.


김정민 배터리코치는 "일본 팀과 연습경기를 하는데 우리가 도루를 계속 허용했다. 그래서 박재욱을 한 번 내보내 봤는데 바로 잡아버리더라. 교육리그서 도루 저지만 4번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박재욱의 몸 상태에 회의적이었다. 기본적인 운동 능력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김 코치는 "자기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뒤뚱거렸다. 팔굽혀펴기를 10개도 못했는데 감독님이 300개를 채우면 1군 캠프에 데려가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그랬더니 교육리그 막바지부터 고치 마무리캠프, 12월 휴식기간 동안 엄청나게 연습해 300개를 채웠다"며 극적인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박재욱은 애리조차 1차 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와서 열심히 훈련 중이다.

image
LG 박재욱. /사진=LG트윈스 제공





19일 훈련 도중 만난 박재욱은 진짜 10개도 못했느냐는 질문에 "진짜 10개도 못했다"며 웃었다.

"원래 공 던지고 그런 건 했는데 팔굽혀펴기 같은 건 잘 안되더라. 감독님이 한 달 반 정도 시간을 주셨다. 교육리그 막바지부터 고치 마무리캠프, 그리고 12월 휴식기간 내내 연습했다. 시무식날(1월 6일) 바로 실내연습장에서 테스트를 받아 통과했다"며 뿌듯해 했다.

지금은 훈련이 힘든 줄도 모르고 마냥 좋다고 한다. "정말 좋다. 작년에 경기 경험도 별로 없었다. 훈련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만족감을 숨기지 못했다.

남은 캠프 기간 과제도 기술적인 부분은 없다. 몸만들기가 급선무다. 박재욱은 "몸부터 만들어야 한다. 몸이 거의 중학생 수준이다. 웨이트도 예전보다 훨씬 신경써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는 좋은 기억뿐이다. 김 코치는 도루 저지에 강한 인상을 받았는데 박재욱 본인은 홈런이 더 기억에 남았던 모양이다. "생각보다 좋은 장면이 많이 나왔다. 중학교, 고등학교때도 쳐보지 못했던 홈런도 쳤다. 생애 첫 홈런이었다. 홈런 공은 찾아서 집에 따로 챙겨놨다. 하나씩 다 챙겨놓을 예정"이라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원래는 입대 예정이었는데 군대까지 미뤘다. "군 문제를 무조건 빨리 해결하고 싶어서 계속 입대 신청을 했다. 12월 23일 입대로 영장까지 나왔다. 그런데 시즌이 끝나니까 가지 말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박재욱에게는 큰 기회다. 현역으로 입대할 생각이었는데 1군 스프링캠프라는 무대를 경험하게 됐다. 몸만 잘 만든다면 퓨처스리그 출장 기회가 늘어나고 잘하면 1군의 부름을 받을 수도 있다.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경찰청이나 상무에 합격할 가능성도 커진다.

박재욱의 꿈도 커졌다. "이제 그걸 노리고 있다. 일단은 경찰청, 상무가 목표다. 캠프에서 잘하고 퓨처스에서도 잘하고 또 기회가 되면 한 번 쯤 1군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 경찰청이나 상무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