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스타 "트로트 월드투어, 新한류 기대하세요"(인터뷰)

트로트듀오 두스타 김강·진해성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04.0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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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스타 김강, 진해성 /사진=임성균 기자


두스타는 독특하다. 트로트 듀오다. 남성 2인조로 이뤄졌다. 지난달 말 듀엣곡 '반갑다 친구야'를 냈다. 그렇다고 친구는 아니다. 멤버 김강(본명 김성민)은 1979년생, 진해성(본명 이상성)은 1990년생이다. 김강은 서울, 진해성은 부산이 고향이다.

김강은 곱상하고 진해성은 딱 부산 사나이다. 쇼케이스 때도 궁금했다. 둘이 왜 뭉쳤을까. 소속사(KDH엔터테인먼트)의 영리한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지만, '공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둘을 직접 만났다. '동생' 진해성은 이 듀오에 대해 "재밌다"고 했다. 표정도 재밌어 보였다. 그는 "이제 외롭지 않아 좋다"고 했다. 김강은 좀 더 길게 말했다. "서로 알잖아요. 노래하면서 활동하는 게 어떻다는 걸요. 둘이 함께 하면 좀 더 의지 되고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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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스타 김강 /사진=임성균 기자


◆김강 이야기


"아버지가 트로트를 좋아하셨어요. 제 태교 음악이 트로트였다고 해요(웃음). 어머니가 절 임신하셨을 때 아버지가 늘 남진, 나훈아 LP판을 틀어 놓으셨대요.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늘 '마이웨이'에 트로트 테이프를 꽂고 다니며 들었어요. 수업시간이나 소풍 때도 기회가 되면 트로트를 불렀죠. 곧잘 했어요."

어릴 때부터 '내공'을 쌓은 김강은 고2 때 KBS 라디오 '학교의 명물' 코너에 트로트 잘하는 학생으로 소개됐다. '가요무대' 작가의 눈에 들어 고등학생 신분으로 '가요무대'에 출연했다. 당시 나훈아의 '영동부르스'를 불렀다. 고3 때 첫 앨범을 냈다. '사이다 같은 여자'가 그의 데뷔곡이다. 트로트를 사랑하는 그의 아버지가 거금 2000만원을 아들을 위해 내놓았다.

곧 가수가 될 줄 알았지만,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모 소속사에 들어가 3년 정도 활동하다 군대를 가게 됐고 제대 후 17년간 무명생활을 했다. 아들의 첫 앨범에 2000만원을 쾌척했던 그의 부친은 평생 입에 안대던 술로 화를 삭혔다. 김강 역시 술 없이는 하루 하루를 보내기 힘들었고, 결국 우울증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하늘의 뜻이 난 트로트 가수를 하지 말라는 건가 싶기도 했어요. 세상이 원망스러웠어요. 괴로워하시는 부모님을 대하는 게 제일 힘들었죠."

그렇게 무너질 수만은 없었다. 김강은 장사를 시작했다. 10년간 5가지 장사를 했다. 포장마차, 호프집, 노래방, 참치 무한리필집...다 망했다. 두스타 데뷔 전에는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다 사고를 당해 다리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희망이 없었다.

"아버지는 쉬고 있는 외아들을 보며 매일 저녁 술만 드셨어요. 아버지께 죄송하고, 가족들에게 미안했죠. 제 자신은 더 힘들었죠. 두스타로 데뷔하고 나서는 정말 좋아하세요. 10 몇 년 만에 부모님이 활짝 웃으시는 걸 봤어요.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습니다." 두스타가 김강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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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스타 진해성 /사진=임성균 기자


◆진해성 이야기

김강에 비하면 진해성은 운이 좋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구김이 없고, 에너지가 넘쳤다.

유도 선수를 하려던 그는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에 실용음악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군대에 다녀와서 김인효 작곡가를 만나 바로 앨범을 냈다. 그는 "2012년 3월 12일에 첫 앨범이 나왔다"고 했다. 이후 두스타 데뷔 전까지 고향인 부산을 중심으로, 울산, 대구 등 경상권에서 활동했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진해성은 그러나 '도전'을 택했다. 상경을 결심했다.

"좀 더 저를 알리고 싶었어요. 당시 서울에서 버스킹 붐이 일어날 때였는데 트로트 버스킹을 시작했죠. 부산 광안리, 해운대에서 먼저 시작했어요. 그러다 서울로 올라왔어요. '큰물'에서 해보고 싶어서요(웃음). 올라오기 전에는 기가 살짝 죽기도 했는데, 그럴수록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감을 가지려 했어요."

그래도 '홍대'는 그에게 커다란 도전이었다. 홍대 버스킹에 나서기 전 3일을 고민했다. "잘할 수 있을까. 홍대는 도저히 못 나가겠더라고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왕 하는 거 잘 해보자. 부딪혔습니다."

홍대 첫 공연은 성공이었다. 2014년 가을이었다. 2시간 동안 25곡을 불렀다. 어르신들이 많아 보이면 나훈아 노래를, 젊은 친구들이 몰리면 박상철의 노래를 불렀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했는데 첫 공연치고는 반응이 좋았어요. 당시 트로트 버스킹은 최초였어요. 홍대에서 트로트하면 진해성이다 할 정도였죠. 보람을 느꼈어요."

홍대 버스킹의 성공은 그의 아버지와 약속을 떠올리게 했다. 트로트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던 진해성은 아버지에게 약속을 했다. "3년만 기회를 주십쇼." 그는 "3년 해도 안되면 공장에 들어가던 다른 일을 하려고 했어요. 근데 약속을 지킨 거죠. 전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목표가 있고 꿈이 있으니까 조바심 안 느끼고 꾸준히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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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스타 김강, 진해성 /사진=임성균 기자


◆두스타 이야기

김강은 오디션을 통해 두스타 멤버가 됐다. 지난해 가을 무렵이었다. 데뷔곡 '사이가 같은 여자'와 지정곡 현인의 '신라의 달밤'을 불렀다. 그의 노래를 들은 KDH엔터 김도희 대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김강은 피가 마르는 듯했다.

"전 간절했어요. 나이도 있고요. 오디션 후 하루 하루 기도를 하면서 기다렸죠. 딱 한 달 만에 연락이 왔어요. 그 때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였죠. 됐구나."

진해성은 홍대 버스킹 중이었다. "버스킹 중에 어떤 여성분이 오셔서 명함을 주셨어요. 그런데 깜박 잊고 연락을 못 드렸어요. 며칠 후 그 여성분이 다시 오셔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 여성이 김도희 대표님이에요."

김도희 대표는 두 사람을 1년 전부터 지켜봤다고 했다. "실력을 알고 있었어요. 진해성이 버스킹을 하는 것도 알았고요. 진해성은 외모나 나이가 딱 저희가 찾던 인물이었죠. 김강은 솔직히 나이가 좀 걸렸어요. 그런데 트로트는 나이보다 실력이니까, 김강의 실력을 믿었죠. 그리고 동안이었고요(웃음)." 김 대표는 "진해성은 나훈아, 김강은 남진 같다"며 "이 조합으로 트로트계에 신선함을 안기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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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스타 김강, 진해성 /사진=임성균 기자


두스타는 단순한 트로트 가수 두 사람의 조합이 아니다. 꿈이 있고, 목표가 있는 듀오다. 트로트 한류가 바로 그것이다. 오는 7월 독일, 프랑스, 스웨덴에 갈 예정이다. 무료 공연을 할 생각이다. 두스타는 "아이돌 음악만 K팝 한류의 전부가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두스타는 1년에 한 번씩 해외에서 공연하는 게 목표다.

"저희에게 모방은 없어요. 따라 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죠. 기존 트로트가수들과 분명 차별화된 모습일 거예요. 저희는 준비가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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