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장정석 감독 "야구는 선수가 중심, 공격적 야구 할 것" (일문일답)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10.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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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 공격적이고 즐거운 야구 보여 드리겠다"

장정석 감독이 넥센의 제4대 사령탑으로 공식 부임, 감독 경력의 첫 발을 내딛었다. 취임식에서 장 감독은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며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와 다함께 '우리'의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정석 넥센 신임 감독은 31일 오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취임 행사에서 넥센의 제4대 사령탑으로 정식 부임했다. 앞서 넥센은 27일 운영팀장이었던 장정석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며 계약금 2억원과 연봉 2억원 등 총액 8억원의 계약 조건이었다.

장 감독은 덕수상고와 중앙대를 졸업하고 1996년 현대유니콘스에 입단했다. 이어 2004시즌(KIA타이거즈)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8시즌 통산 타율 0.215(818타수 176안타), 7홈런 75타점 105득점 19도루 70볼넷 4실책 181삼진.

장 감독은 은퇴 후 현대유니콘스에서 프런트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이어 넥센 창단 후 9시즌 동안 현장 스태프로서 팀 성장에 힘을 보태왔다. 감독 선임 직전에는 넥센의 운영팀장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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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장석 대표이사(좌)와 장정석 신임 감독.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다음은 장정석 감독 취임식 및 기자 간담회에서의 일문일답.

- 소감은

▶ 취임식을 거창하게 준비해주신 이장석 대표 이하 구단 직원들께 감사드린다. 감독이라는 자리에 오르려면 천운을 타고나야 한다고들 이야기한다. 저 역시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운이 아닌, 많은 준비와 열정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겠다. 가급적 입은 닫고 귀를 여는 소통으로 선수단,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와 합심해 앞으로 닥쳐올 다양한 변화들에 슬기롭고 지혜롭게 대처하겠다.

며칠 전 지인 한 분이 제게 "감독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데, 막상 그 자리에 오르고 나면 어떤 것을 어떻게 잘 할 지에 대해 고민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뼈 있는 말씀이라 생각했다. 또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을 썩기 마련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선수들한테는 3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선수가 감독이다', 그리고 '우리'라는 표현을 써달라는 것, 끝으로 '최선을 다해달라'는 것이다. 지금 말한 것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좋은 팀이 될 거라 본다. 결국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많은 부분에 있어 시스템이 정착 중이다.

너무 자율을 강조하면 팀이 깨질 것 같다. 그래서 '우리' 그리고 '팀'을 강조하고 싶다. 선수들이 창의적인 시도를 하는 데 있어 두려움을 갖지 말길 바란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크고 작은 교훈들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큰 마차가 우리 팀이라 생각하고, 힘 좋고 컨디션 좋은 말을 앞에, 지치고 힘든 말은 뒤에 놓겠다.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저를 비롯한 프런트의 평가는 선수들이 잘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난다고 본다. 선수들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 가진 것 없고, 보잘 것 없는 저를 믿음 하나로 선임해주신 이 대표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넓은 마음을 갖고, 우리 모든 팀원에게 다가가는 감독이 되겠다.

- 팬 여러분께 한 말씀

▶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것들은 고척돔에서 최선을 다하고 땀을 흘리며 즐거운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다. 내년에는 더그아웃을 주목해주시길 바란다. 선수단의 눈빛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이 좋은 고척돔을 찾아주시는 팬들을 위해 더 재미있고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겠다.

- 프런트 야구가 떠오르고 있는데

▶ 제가 프런트에 있었기 때문에 숙지가 돼 있다. 선수가 중심인 야구를 자꾸 이야기하는 게 그런 부분이다. 선수단에게 이런저런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해줬다. 서건창 등 고참 선수들에게 솔선수범하라고 주문했다. 내가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줄 테니 현장에서는 모범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일본 가고시마서 내년 시즌 구상을 할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건 말씀드리기 어렵다.

- 본인뿐만 아니라 다들 놀랐을 텐데

▶ 다들 놀라셨을 것 같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지워야 할 부분을 지우는 것은 제가 해야 할 일이다.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제가 짊어진 것이다.

- 내년 성적은 기대해도 좋나

▶ 솔직히 제 마음속으로는…(목표가 있다). 4년 간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다들 주위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이라 말씀하신다. 그렇지만 저희가 창단 후 9시즌 동안 못한 게 있다. 그것을 목표로 마음속에 두고 있다.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못해본 것(우승)을 3년 임기 중에 꼭 하고 싶다.

물론 굉장히 큰 부담이다. 5위 안에 못 들어가면 끝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 부담감이 크다. 도전이다. 열심히 한 번 해보려고 생각 중이다. 내년에 했으면 좋겠다. 프런트와 선수단 모두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가을에 왜 떨어졌는지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 이번 가고시마 때 이야기를 할 것이다.

- 전임 염경엽 감독과의 통화는

▶ 아직 못했다. 전임 감독으로 두 분을 모셨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말을 아끼고 싶다. 축하한다고 문자는 왔었다. 답장은 했지만 통화는 못 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이라 답장했다. 정신도 없고, 머리도 아프고 앞이 안 보인다고 했다. 시간을 보내고 나중에 전화 드리겠다고 했다.

- 현재 한국시리즈는 어떻게 보고 있나

▶ 분위기가 이미 넘어간 거 아닌가. 멋있는 경기를 하는 것 같다. 수비적인 부분이 잘 이뤄지고 있다. 또 홈런으로 분위기가 한 번에 바뀌고, 투수전 속에 적은 점수를 내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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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장정석 신임 감독과 주장 서건창(오른쪽).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 내년 투수진에 대한 구상은

▶ 젊은 투수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걱정도 앞서지만 또 덜한 면도 있다. 우리 선수들을 믿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다. 믿고, 따르고, 또 선수들이 따라 와준다면 그런 걱정들이 사그라지지 않을까 본다.

- 존경하는 감독은

▶ 누구라 말씀드릴 수 없겠지만, 타 구단 감독들을 보면 명장 그리고 덕장들이 많은 것 같다. 현장에 있으면서 저는 감독 측근에 있었다. 타 감독들과 접촉이 없었던 건 아니다. 조금씩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이런 부분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런 부분을 응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본다.

너무 강한 것도 보기 안 좋을 때에는 안 좋았다. 저 부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풀어줘도 저런 모습이 생기는구나 하는 걸 봤다. 또 편하게 해주니 믿고 잘 따르는 것도 봤다.

야구는 은퇴 후 2005년부터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봐왔다. 그런 게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아있다. 이번 가고시마 캠프 때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본다.

- 내년 시즌 외인 구상은

▶ 저희 구단에 전략국제팀이 있다. 후보군들에 대한 소스는 늘 받고 있었다. 어떤 결정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 정확히 결정이 되면 말씀드리겠다.

- 취임식에서 소통을 강조했는데

▶ 말 그대로 소통은 마음이 통하는 것이다. 여러 각도와 여러 야구장에서 본 것이다. 지시형 소통, 혼자만의 소통을 많이 봐 왔다. 소통을 강조하긴 했지만, 이를 깨고 싶다.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내 마음을 열 테니까 선수들도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다. 지속적으로 중고참 선수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 선수 시절을 떠올리면

▶ 정말 훌륭한 선수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아예 밑에 있는 선수도 아니었다. 주전이 될 뻔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너클볼은 중학교 때 주무기였다. 이 모습을 배터리 코치가 보고 '10승 이상 하겠는데'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KIA 시절, 하와이서 2~3경기 정도 던진 후 국내서 한 번 던지고 더 이상 기억이 없다.

코치진이 당시, 김상훈 포수한테 "내년 10승 투수니까 너(김상훈)가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200구 중 150구를 너클볼 연습을 했다. 이 중 60개가 글러브가 아닌 타자 몸에 맞았다. 저도 변화를 모르는 공이다.

예전에 한화와의 첫 연습경기서 김태균과 김태완을 상대로 던진 기억이 있다. 볼넷만 3개 주고 내려왔다. 이후 현대를 상대로 1점은 줬지만 1이닝을 막았다. 마지막에 돌아온 답은 '안 되겠다'였다. 그때 그냥 허리를 잡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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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장정석 감독과 2017 코칭스태프.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 등번호가 40번인데

▶ 제가 아끼고 좋아하는 번호다. 원래 달았던 김웅빈한테 매니저를 통해 부탁을 했다. 본인이 정말 원하고 아끼는지 확인만 해달라고 했다. 좋은 번호를 주면 내놓을 수 있다고 해서 제가 가져왔다(웃음). 이제 남아있는 번호 중 1순위로 주겠다고 매니저를 통해 이야기를 했다. 방출 선수들 중 (김)웅빈이 원하는 번호가 있었다.

- 감독 선임 전후로 아내와 나눈 이야기는

▶ "나 감독이래"라고 하니까 아내가 "무슨 소리냐. 인터넷 보고 확인할게"라고 했다. 그때까지도 믿지 않았던 것 같다. 발표 시간이 다가오니 그제야 "떨린다. 진짜 감독 되는 게 맞냐"고 물었다. 워낙 경황이 없어서 통화를 한 기억도 없다. 믿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 장정석이 그리는 넥센은 어떤 모습인가

▶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다. 시스템에 관한 것도 준비하고 있었다. 제가 아닌 다름 감독이 왔어도 하려는 부분이었다. 선수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이고.

제가 바꾸고 싶은 건 부족하게 봤던 부분이다. 더그아웃 뒤에서 토로했던 불만들을 기억하고 있다.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안다. 가급적이면 좋아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잘해주면 기준이 깨진다.

(운영팀장 시절) 선수들과 항상 좋게 마무리를 하고, 이해를 시키며, 위로를 해주는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뭔가 냉정함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강하게 이야기는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잘 보지 못했다.

더불어 선수들, 그리고 공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저희 나름대로 규율이 있다. 염색 등 하지 말라는 게 많다. 다른 행동들이 나온다면 저를 포함해 코칭스태프를 막론하고 강하게 할 것이다.

- 경기 중 투수 교체와 작전 등에 대한 구상은

▶ 이 부분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장석 대표한테 두 개의 눈만 더 달라고 했다. 경기 진행부터 훈련까지 4개의 눈을 갖고 지휘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심재학 수석코치님과 같이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을 계획이다.

또 유형별, 구장별로 만든 1차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2차 데이터를 준비 중이다. 이 가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수 교체와 작전을 정할 수 있는 데이터들이 준비 중에 있다. 아직 받아보지는 못했다. 전략분석팀 이철진 대리가 분석팀장으로 이동했는데, 애리조나 캠프 때 맞춰 준비를 해줄 것이다.

현장에 있는 코치진들이 하는 말을, 귀를 열고 다 들을 것이다. 심 코치뿐만 아니라 각 파트 코치들에게 권한을 줄 것이다. 제가 투수를 가르치는 것도 웃긴 일이다. 파트별 코치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친구들이 원하는 경기를 할 것이다. 실패할 지 성공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믿고 싶다.

확신과 믿음이 있었기에 이번 코칭스태프를 선임했다. 어떤 팀은 시작하자마자 바쁘기도 하더라. 그런 일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 가고시마 캠프가 더욱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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