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감방서 만난 최순실 눈, 박근혜 원망 느껴져"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12.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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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진=뉴스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방서 만난 최순실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원망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2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의 심경이 복잡한 것으로 현장에서 느껴졌다"고 전했다.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6일 구치소 청문회를 열었다. 하지만 최순실과 안종범, 정호성 등 핵심 증인이 불참하면서 공개 청문회는 무산됐다. 이에 특위위원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이들의 수감동을 직접 방문했다. 수감동까지 찾아가 신문을 한 것은 1989년 5공 비리 청문회 이후 27년만. 결국 난항 끝에 이들을 비공개로 심문할 수 있었다.

직접 최순실을 본 건 처음이라고 입을 연 박영선 의원은 "만나 보니 일단 이 사람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구나'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자기 관심사나 아니면 호기심이 생기는 질문, 이런 거에는 아주 또렷하게 대답한다. 예를 들어 제가 '태블릿PC를 유상영이라는 분에게 맡기셨나요' 이렇게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저를 탁 쳐다보면서 눈을 똑바로 뜨고 '그 얘기 어디서 들으셨어요?' 이렇게 아주 분명하게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래서 제가 '당신이 정직하게 얘기하면 나도 이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상황을 설명해 주겠다' 그랬더니 다시 또 고개를 딱 숙이고, 대답을 안 하더라. 그 다음에 대통령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최순실의 심경이 복잡한 것으로 (제가) 현장에서 느꼈다. 대통령을 원망하고 있구나. 왜 나를 지켜주지 못했냐. 나는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 재단 이사장 만들어주려고 이 고생했는데 이런 것이 (최순실) 눈 속에 담겨 있었다"고 자신이 느낀 바를 설명했다.

이어 박 의원은 "그런데 만남 와중에서도 (최순실이) 뭔가 이렇게 꼼수를 피려는 게 보였다. 청문회 도중에 또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믿을 수가 없어서 제가 여성 위원이라 따라나섰다. 그랬더니 화장실 갔다 나와서 교도소 소장한테 '제가 왜 여기 있어야 되냐, 언제까지, 나 빨리 보내달라'. 그런데 (이런 게 통할 거라 믿는 구석이) 통하는 것 같다"고 황당해 했다.

박 의원은 "제가 교도소에 면회를 여러 번 가봤지만 교도소장이 저렇게 쩔쩔매는 수감자를 처음 봤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법무부도 지금 쩔쩔맨다. 교도본부장이 어제 있었는데 이 사람한테 쩔쩔맨다. 아마 아직 대통령이 헌재에서 탄핵되지 않고 살아 있다고 생각해서 이분들이 자기네한테 불이익이 올까 봐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쩔쩔매는 장면과 어제 무장 교도관을 배치했다는 그 두 가지 사실 때문에 사실 제가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감을 느낀다"고 한탄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최순실이 김기춘, 안종범, 우병우 등) 모든 재판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다 모른다고 한다. 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잠시 눈물을 보였다.그 사람한테 동정심을 가질 수 있는 어떠한 요만큼의 인간적인 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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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오후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 앞 대형 전광판 앞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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