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한화 장민재 "혹사? 아픈 곳 없다.. 지난해는 다 잊어"

오키나와(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2.15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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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첫 실전에 나선 장민재.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쓴 약은 몸에 좋다고 했다.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한화 장민재(27)가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이글스 1군을 상대로 첫 실전에 나섰다. 하지만 만루포를 허용하는 등 고전했다. 비록 부진했지만 경기 후 장민재는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을 드러냈다. "오늘 게임으로 잘못된 점을 알았습니다. 다음에 나갈 땐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또 준비해야죠."


한화 이글스가 14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킨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1군과의 연습경기에서 4-8로 패했다. 한화 선발 장민재는 2이닝 동안(투구수 33개)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139km까지 나왔다.

첫 투구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장민재는 선두타자 오기에게 초구를 뿌렸으나 통타당하며 중월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다나카는 볼넷. 1사 후 4번 마쓰다에게 내야 강습 안타를 내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킨지의 볼넷으로 만루가 된 가운데, 타석에 나카가와가 들어섰다. 결과는 좌중월 만루포로 4-5 역전 허용.

하지만 2회는 좋았다. 앞서 중월 2루타를 쳤던 선두타자 오기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다나카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시마우치를 3루 땅볼, 마스다를 삼구 삼진으로 각각 아웃시켰다. 이날 장민재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투구를 마친 후 장민재는 인터뷰 요청에 "잘 던지지도 못했는데"라면서 "그동안 피칭을 한다고 꾸준히 했는데 막상 경기 때 던지니까 다른 것 같다. 어느 각도서 공이 떨어져야 타자들의 헛스윙이 나오는 것 등의 감이 아직 없는 것 같다. 겨우내 피칭을 한다고 준비는 했는데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부진했던 원인을 분석했다.

장민재는 "사실 컨트롤은 큰 문제가 안 되는데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시즌 끝나고 또 마무리 캠프 때에도 경기를 안했다"면서 "오키나와에 와서는 400개 정도 던진 것 같다. 페이스를 더 끌어 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날 라쿠텐은 주전급 선수들은 앞쪽 타순에 배치하며 힘을 바싹 줬다. 장민재 역시 일본 야구의 참맛을 제대로 본 셈이다.

장민재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이 정도면 타자들이 속겠지 했다. 그런데 일본 타자들이라 그런지, 실력들이 있으니까 속지 않고 잘 골라내더라. 또 공도 잘 보고 치더라. 1회말 초구도 쉽게 들어간 면이 있다. 변화구에 방망이가 따라 나와야 나름대로 생각해 속구를 던지고, 어떤 타이밍에 변화구를 던지는데 그 계산이 안 선 것"이라고 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만루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앞서 볼넷을 줘서 문제가 된 것이다. 주자가 있으니까 점수 안 주려고 꽂았는데 배트가 안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넣으면 맞으니까"라면서 "다 잘못 된 것이다. 제가 잘못한 것이다. 오늘 게임을 해서 그걸 알았으니까 다음에 나가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또 준비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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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를 악물고 투구하는 장민재. /사진=김우종 기자


장민재는 지난해 불펜과 선발을 가리지 않고 불철주야 마운드에 올랐다. 결국 시즌 후반기에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다. 8월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 보름 정도 쉬기도 했다. 지금은 괜찮을까.

장민재는 "공을 던지는 데에는 문제가 업다. 아픈 데도 없다. 아팠던 것은 무리를 한 것. 근육통 같은 거였다. 심각한 건 아니었다. 덜 아파서 지난해 시즌 끝까지 던졌다. 그리고 휴식기에 보강 운동, 웨이트 훈련을 열심히 했다. 올해도 피칭 연습을 계속 해야 한다. 물론 많이 던지면 안 좋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던져야만 시즌이 시작할 때 몸이 되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장민재만의 스타일이다. 그는 "몸을 아낀다고 하면서 지내다가, 시즌에 들어가면 늦는다. 투수마다 전부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어느 정도 던져놔야 1년 내내 유지가 되는 스타일이다. 지금까지는 아픈 데 없고 잘 돼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 첫 게임, 1회 때에는 고전했으나 2회 때 감이 와서 잘 끝냈다. 물론 아쉽다. 오늘 못 던졌다. 잘 던졌다면 더 좋았겠지만…"이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지난해의 한화, 그리고 올해의 한화. 장민재는 어떤 차이를 느끼고 있을까. 장민재는 "다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형들이나 저나 선발 투수 경쟁도 하고 있다. 팀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저도, 팀도 더 강해질 것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1군서 뛸 수 있는 것이다"며 "올해도 보직은 감독님께서 정해주실 것이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1군에 붙어서 던지는 것. 그게 목표다. 제 감을 찾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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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민재.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언제나 경쟁은 존재한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오간도를 비롯해 미정인 외국인 투수 1명, 그리고 윤규진과 이태양이 선발진을 채울 후보들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배영수, 이재우, 송은범, 심수창 등이 장민재와 함께 경쟁하는 형국이다. 장민재는 "늘 경쟁은 있었다. 지난해에도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되는 것이다. 잘하고 싶다. 시즌 개막이 한 달 좀 넘게 남았다.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겠다. 부상 없이 컨디션 잘 끌어 올려서 1군서 살아남아 던지고 싶다"고 했다.

장민재는 지난 시즌 한화의 주축 선발 투수로서 독수리 군단의 미래를 밝혔다. 지난 시즌 성적은 6승 6패 평균자책점 4.68. 무엇보다 SK를 상대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30으로 매우 강했다. 2009년 2차 3라운드 2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장민재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그러나 장민재는 이미 지난 시즌은 다 잊었다고 했다.

'쉬는 시간'에 무얼 하냐는 물음에 그는 "보통 잠을 잔다. 가끔 나가서 밥 맛있는 거 먹을 때도 있다"라면서 "그런데 지금은 야구만 생각하는 것 같다. 안 그러면 살아남기 힘드니까. 지난해 한 것은 이미 다 잊었다. 신경도 안 쓴다. 올해 우선 또 잘해야 한다. 그리고 내년, 후년도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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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재의 2017 시즌은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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