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비운 임훈, LG 야수조장의 책임감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3.27 06:05
  • 글자크기조절
image
LG 임훈. /사진=LG트윈스 제공





"되든 안 되든 내가 제일 잘했던 야구를 하려고 해요. 야수조장인데 내가 잘해야 내 말에도 신뢰가 생기죠."


LG 트윈스 베테랑 외야수 임훈(32)이 올 시즌 명예회복을 노린다. 지난해 시즌 초반 찾아온 햄스트링 부상 탓에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 고생이 심했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마음을 비우고 준비했다. 시범경기 12경기서 18타수 8안타 1홈런, 타율 0.444, 장타율 0.611, OPS 1.135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임훈은 2015년 7월 SK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LG 외야진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리더쉽도 뛰어나 코칭스태프 신망이 두터웠고 젊은 야수들도 임훈을 많이 따랐다. 경기 내적으로도 임훈은 이적 이후 55경기서 타율 0.301를 기록하며 LG의 리드오프 갈증을 해소했다. 주변에서는 2016년 더 큰 활약을 바랐고 양상문 감독 또한 임훈에게 톱타자를 맡길 것이라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너무 의욕적으로 2016년을 준비했다. 임훈은 지난해 개막 2경기 만에 햄스트링을 다쳐 말소됐다. 2016년은 60경기 밖에 나오지 못했고 성적도 저조했다. 동시에 LG에 불었던 세대교체의 바람 속에서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등의 외야수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평소 성실했던 생활 태도와 꾸준한 노력 덕에 기회는 다시 왔다. 팀 내 3위의 타율(1위 채은성 0.455, 2위 박용택 0.450)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자기 야구에 집중한 효과가 나왔다.

임훈은 "사실 지난 시즌에 1번 타자는 처음 준비해봤다. 공도 많이 보고 출루에 집중하려고 폼을 바꿨다. 처음에는 잘 됐는데 갈수록 한계가 드러났다. 또 초반에 너무 의욕적으로 하려다가 2경기 밖에 못하고 햄스트링이 찢어졌다. 내 야구를 전혀 해보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임훈은 LG에 오기 직전 시즌인 2014년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타율 0.314, 출루율 0.407로 잘 쳤다. 팀의 요구 때문에 이 시절의 폼을 버렸지만 이제는 같이 경쟁하는 입장에서 편안하게 도전하겠다는 이야기다.

"잘하는 사람이 나가는 게 당연하다. 나도 잘하기 위해서 커리어하이 때의 폼을 되찾으려고 한다. 너무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되든 안되든 마음 편히 내 야구를 하려고 한다. 부담은 없다. (잘 쳤지만) 시범경기일 뿐이고 좋은 기운을 시즌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수조장으로서의 책임감도 느낀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신망이 높아 조장도 맡고 있지만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임훈은 "사람 좋은 것과 야구는 별개다"라 웃으면서도 "내가 젊은 야수들을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인데 그러려면 내가 잘해야 하지 않나. 그래야 내 말에 신빙성도 생긴다. 지금 몸 상태는 정말 좋다. 지난해처럼 다치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