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전 앞둔 대표팀, 문제점 보완하고 반전할까?

박수진 기자 / 입력 : 2017.03.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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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다짐하는 대표팀 선수단 /사진=뉴스1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운명이 정해질 수 있는 시리아전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패배한다면 자칫 4위까지 추락할 수 있는 경기인 만큼 매우 중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를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7차전을 갖는다. 3승 1무 2패(승점 10점)로 A조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이나 2승 2무 2패(승점 8점)로 4위에 올라있는 시리아 모두 매우 중요한 경기임에 틀림없다.


시리아전 결과에 따라 A조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표팀이 만약 시리아에게 패한다면 시리아에 밀려 조 3위로 떨어진다. 또한 같은 날 경기를 치르는 3위 우즈베키스탄(3승 3무, 승점 9점)이 최하위 카타르(1승 1무 4패, 승점 4점)와의 경기서 승리할 경우 한국은 4위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경기다. FIFA 랭킹 40위인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FIFA 랭킹 95위 시리아에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리아는 직전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후반 추가 시간 터진 페널티킥 득점에 힘입어 1-0의 승리를 거둬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지난 2016년 9월 6일 중립 지역인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열린 최종 예선 2차전에서 충격의 0-0 무승부를 거둔 상대다.

당시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소속팀과 축구협회의 약속하에 시리아전에 결장했다. 토트넘은 차출 의무가 없는 '2016 리우 올림픽'에 보내주는 대신 시리아전에서 손흥민을 출전시키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축구협회는 토트넘의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 대신 지동원을 최전방 공격수에 배치했고, 이재성, 구자철, 이청용을 2선 공격수를 포함하는 선발 명단을 내세웠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대표팀은 고전했다. 비가 오는 날씨에 패스는 잘 이어지지 않았다. 상대의 침대 축구까지 겹쳤다. 손흥민 대신 출전한 이재성도 시리아 수비수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지동원을 고립시키고 말았다.

대표팀은 시리아를 상대로 7대3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음에도 득점에 실패했다. 14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2개에 그쳤다. 반면 시리아는 전체 9개의 슈팅 중 4개가 유효 슈팅으로 연결되며 효율적인 공격을 보여줬다.

직전 경기인 중국전에서도 손흥민의 공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3일 중국 창샤에 위치한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6차전서 손흥민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11일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최종 예선 4차전(0-1 패)에서 첫 경고를 받았다. 전반 42분 이란 미드필더 알리레자 자한바크슈의 경합 도중 거친 반칙으로 인한 경고였다.

이어진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5차전서도 손흥민은 시간을 지체했다는 이유로 최종 예선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이 경고로 인해 중국전 결장이 확정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 대신 이정협을 최전방 공격수로 세웠고, 지동원, 구자철, 남태희를 2선에 배치했다. 1차전 중국전과 같은 전형에 선수만 바뀌었다. 1차전에서는 지동원 원톱,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이 2선에 섰다.

중국은 1차전과 다른 전략으로 슈틸리케 감독을 상대했다. 1차전서 한국을 상대했던 가오홍보 감독은 한국을 상대로 5백에 가까운 3백을 사용했다. 윙백인 장린펑과 렌항이 수비시에는 깊숙히 내려와 순간적으로 5백을 만들었다. 수비라인 앞에는 황 보원, 우시, 유하이를 일렬로 세웠다.

반면 지난 10월 가오홍보 감독의 후임으로 중국 대표팀을 맡은 마르셀로 리피 감독은 큰 전술적인 변화를 줬다. 장즈펑-펑샤오팅-메이팡-장린펑의 포백 라인을 구축했고, 주장 정쯔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수비와 미드필더의 틈을 좁혀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을 고립시키고자 했다.

리피 감독의 이 전략은 정확히 먹혀들었다. 양 측면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2선 공격수들을 철저히 봉쇄했다. 간간히 왼쪽 풀백 김진수에게 측면 크로스를 허용했지만 위협적이진 않았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볼 점유율(아시아축구연맹 기록 기준 64.3%)을 기록했지만 득점을 뽑지 못했다.

리피 감독은 철저히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택했다. 일단 수비를 튼튼히 한 다음 빠른 공격수들로 한국 수비를 공략했다. 순간적으로 하오준민, 왕용포, 우레이 등 순간 속도가 빠른 선수들이 수비 뒷공간을 지속적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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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다바오에게 실점한 대표팀


중국은 전반 34분 골까지 넣었다. 왕용포가 올려준 코너킥을 유다바오가 헤딩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순간적으로 김진수, 지동원이 유다바오를 자유롭게 놔두고 말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정협을 빼고 197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했다. 플랜B를 곧바로 가동해봤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측면 공격수 남태희와 지동원이 제대로 된 크로스를 올려주지 못했다. 후반 19분 나온 기성용의 중거리 슈팅이 그나마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 대신 새롭게 발탁한 '신예' 허용준을 후반 39분 투입하는 모험을 했다. 얼떨결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된 허용준은 남은 정규 시간 6분 동안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말았다.

반면 리피 감독은 적재적소의 교체를 단행했다. 후반 31분 득점을 기록한 유다바오를 빼고 중국 대표팀의 유일하게 해외에서 뛰고 있는 장위닝(네덜란드 비테세)을 투입했다. 많이 움직인 유다바오가 지쳤다는 판단하에 실행한 교체였다. 앞서고 있지만 추가 골도 노린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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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찹한 모습의 구자철 /사진=뉴스1


이제 중국전은 지나갔다. 시리아전을 앞두고 있다. 구자철은 24일 귀국 후 회복 훈련을 앞두고 "월드컵에 진출하려면 선수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면한 시리아전에 중전을 둘 것이다. 이제 승점을 잃지 않는 경기를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대표팀은 분위기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종예선에 돌입 후 원정에서는 1무 2패로 승리가 없지만 홈에서는 3연승을 거두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전술 변화와 함께 공격 과정에서의 개선 의지를 밝혔다. 직전 중국전서 받은 경고로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지동원 대신 손흥민으로 최적의 조합을 고민해보겠다는 의도도 전했다.

시리아전에서 대승은 아니더라도 무조건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따내야 한다. 대표팀이 과연 중국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부담스러운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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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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