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이만수, 포수상 시상식서 '인성' 강조한 사연

야구회관=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12.22 16:25
  • 글자크기조절
image
22일 이만수 이사장이 자신의 이름을 딴 '이만수 포수상'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이만수(59)가 자신의 이름을 딴 시상식장에서 유독 인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직접 "죄송하다"고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제1회 이만수 포수상' 시상식이 22일 오후 2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만수 이사장을 비롯해 KBO 구본능 총재와 김인식 총재 특보, 이광환 전 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만수 포수상은 올해 처음으로 제정된 상이다. 한국 최고의 포수로 이름을 떨쳤던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들었다.

이만수 이사장은 "제가 받은 사랑을 후배들한테 되돌려줄 때가 됐다. 유소년들의 포수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힘들다는 이유, 많이 알려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수들을 기피한다고 해 이 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영광의 첫 수상자는 청주 세광고 포수 김형준이었다. 김형준은 지난 9월 열린 '2018 KBO 신인 드래프트(2차 지명)'에서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았다.

이만수 이사장은 "세광고에 재능 기부를 하러 갔는데, 엄청나게 덩치가 좋았다. 블로킹과 포구, 송구를 봤는데 내가 본 것 중 최고로 좋았다. 저 정도면 앞으로 우리나라를 계속 이끌어 갈 포수가 될 거라 생각했다"며 수상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이만수 홈런상은 2018 롯데 신인 한동희가 받았다. 경남고 내야수 한동희는 지난 6월 2018 KBO 신인 1차 지명에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이 이사장은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대형 포수를 격려하기 위해 이 상을 만들었다. 다행히 이 두 선수가 롯데와 NC에 입단하게 됐다"며 축하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야구뿐만 아니라 인성도 좋아야 한다. 두 선수가 잘 성장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이사장이 이날 수상자들에게 강조한 건 '인성'이었다. 왜 그랬을까. 시상식이 끝난 뒤 그 이유에 대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이 이사장은 '인성을 강조한 이유'에 대해 묻자 대뜸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앉은 자세를 바로 했다.

이 이사장은 "예전부터 (저희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후배들한테 나쁜 영향이 안 미쳤을 텐데…. 사실 처음에 프로야구가 생기자마자 좋지 않은 이미지를 많이 줬다. 아마추어의 때를 벗지 못한 상태에서 프로야구가 생겼다. 그래서 술 먹고 그런 게 많았다. 어릴 때 그런 걸 보고 자라왔기 때문에 '술을 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좋지 않은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야구 인기가 좋기 때문에 파급력이 크다. 잘못된 일이 생기면 어린 아이들한테 파급력이 크다. 그래서 인성을 강조한다. 또 선수들한테 겸손하라고 이야기를 한다. 제가 늘 이승엽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한다. 그는 야구를 잘할 뿐만 아니라 겸손하다. 그래서 많은 팬들과 선수들한테 존경받는 선수가 된다. 이런 선수들이 앞으로 많이 나와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이사장은 "좀 야구를 잘하는 애들이 어릴 때부터 제대로 못 배워 '자기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제가 아마추어를 가보니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실수를 하면 교장이 눈을 감아주더라. 그런 게 많아 프로에 와서도 '실수를 하면 봐주겠지'하는 생각을 많이 하더라. 그런 면이 안타까워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