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조민기부터 오달수까지, 침묵vs사죄 그리고 부인

미투 운동 속 성폭력 의혹 스타들의 대응법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8.02.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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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오달수/사진=스타뉴스


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 운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연극, 영화, 방송계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이 '성추문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명이 거론된 배우, 감독들의 대응방식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SNS를 통해 한 연극 연출가의 성추행을 주장했다. 이후 극단 연희단 패거리의 이윤택 연출가가 지목되면서 공연계에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연계의 미투 운동은 연예계로 번졌다. 이런 가운데 의혹을 받고 있는 이들의 대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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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사진 왼쪽), 조현근 감독/사진=스타뉴스


◆침묵하는 자:논란을 키운다

배우 조민기가 교수로 재직하던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에서 여학생들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20일 조민기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 측은 악성 루머라면서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가 피해 증언이 이어지자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경찰 등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주대학교 측은 조민기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조민기가 사표를 제출, 오는 28일 교수직에서 면직 처분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민기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11학번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공동 성명서를 내고 "청주대학교 동문 및 피해자들을 향한 폭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합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조민기는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침묵하는 자는 또 한 명 있다. 영화 감독 조근현. 영화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자'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은 지난해 가수 A 뮤직비디오 오디션 과정 중 신인 여배우에게 부적절한 말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여배우가 SNS를 통해 이를 공개했고, 이후 영화 홍보 일정에서 전면 제외됐다. 조 감독 또한 이후 이렇다 할 말이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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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재현, 최일화/사진=스타뉴스, DSB 엔터테인먼트(사진 오른쪽)


◆사죄로 수습 나선 이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후 내려놓음과 사죄로 상황 수습에 나선 배우들도 있었다. 먼저 조재현은 지난 25일 입장문을 통해 성추행 의혹을 받는 것에 대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면서 "사죄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배우 최율이 자신의 SNS에 미투 운동에 동참한다는 내용과 함께 조재현의 포털 사이트 프로필 공개와 JTBC '뉴스룸'에서 '조재현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한 A씨의 등장으로 논란이 됐다. 이후 소속사는 사실 여부를 파악하겠다고 했고, 입장을 정리해 논란 이틀 만에 발표했다.

조재현 외에 한명구, 최일화도 성추행 의혹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서울예술대학 교수이자 연극배우인 한명구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성추문에 휩싸였다. 이어 이틀 동안 침묵했지만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면서 반성, 사죄한다는 말을 전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교수직과 예정된 공연 등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최일화 역시 과거 자신의 성추행을 고백하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밖에 뮤지컬 제작자인 윤호진 에이콤 대표도 성폭력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통해 "반성하고 죄송합니다"는 입장을 전했다. 자신의 거취를 포함해 현재 상황까지 엄중히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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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도원/사진=스타뉴스


◆빠른 대처vs침묵 후 수습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의 호응을 얻었던 배우 곽도원도 이번 미투 운동에서 이름이 거론됐다. 지난 24일 자정께 곽도원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하는 글이 게재됐고, 이후 이 내용이 SNS를 통해 퍼졌다. 글은 곧 삭제됐지만, 곽도원은 성추행 의혹을 받게 됐다.

이후 곽도원 측은 빠른 대처를 했다. 내용을 전면 부인한 것. 소속사 오름엔터테인먼트 대표 임사라 변호사는 스타뉴스에 이 일과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성희롱 의혹 글은 배우 프로필도 잘 모르는 사람이 쓴 악의적인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글을 쓴 사람은 곽도원과 7,8년 전에 함께 연극을 공연했다고 했지만 곽도원은 11년 전인 2007년에 연희단거리패에서 나오고 독립영화 '열정 가득한 이들'(2007년)에 출연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 쓴 사람은 곽도원과 연극 공연을 같이 하면서 그런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7~8년 전에는 영화 '황해'에 조연으로 출연하고 연극이 아닌 영화 촬영에 주력했던 때"라고 했다.

하루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곽도원 측은 빠른 입장 전달로 의혹을 수습해 나갔고, 일각에서는 네티즌들이 글 삭제로 인한 신뢰성 문제도 지적했다. 그에 앞서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던 이들보다 빠르게 대처해 더 이상의 논란이 불거짐을 막았다.

곽도원과 달리 수일 째 침묵을 지키다 입장을 발표해 수습에 나선 이도 있다. 배우 오달수. 그는 앞서 15일, 19일에 이윤택 연출가 기사 댓글 캡처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의혹을 받았다. 배우 본인뿐만 아니라 소속사 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까지 침묵으로 일관했고,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각종 추측이 일었다. 침묵한 기간 동안 논란과 추측만 키웠다. 오달수는 일주일 넘게 침묵한 끝에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라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미투 운동으로 이어지는 폭로성 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일부 글은 일명 '펑'(글이 오른 후 수 분 내에 삭제되는 것)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실명이 거론되지 않고 초성만으로도 지목된 이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당사자들이 사죄, 부인 등 여러 방식으로 대응해 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투 운동이 어떻게 번져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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