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한일전 완승' 한국, 시행착오 겪고 단단해졌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8.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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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의 선제 솔로포 장면. /사진=뉴스1


한국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일본을 잡고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넉넉한 승리를 품었다. 이제 2차전 중국을 잡으면 결승으로 간다. 조별예선에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중요한 슈퍼라운드에서는 달랐다. 단단해진 모습이다.

한국은 30일 오후 2시(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1차전 일본전에서 투수진의 효과적인 이어던지기에 홈런 3방을 터뜨린 타선의 힘을 더해 5-1의 승리를 가져왔다.


이로써 한국은 남은 중국전에서 승리하면 결승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슈퍼라운드 1위로 가느냐 2위로 가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금메달로 가는 길을 어느 정도 연 모습이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분명 벗어났다.

사실 조별예선 당시만 해도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첫 경기 대만전에서 1-2의 충격패를 당한 것. 실업야구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만에게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한채 패하고 말았다. 뭔가 이상할 정도로 꼬였고, 선수들도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다음 인도네시아전에는 15-0의 콜드승을 거뒀다. 시원한 승리를 품었다.

그런데 홍콩전에서 또 꼬였다. 상대의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에 맥을 못 춘 모양새가 됐다. 이후 상대적으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등판했고, 다시 타이밍이 흐트러졌다. 결과적으로 21-3의 대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9이닝을 전부 소화했다. 굴욕이었다.


이처럼 한국이 부진하면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슈퍼라운드에서 반드시 2승을 해야하는데, 이 전력으로 가능할 것인가 하는 의문까지 나왔다. 첫 경기는 일본.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동열 감독은 "전력분석에서 대만보다 일본이 더 강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인야구가 주축이지만, 일본은 일본이었다. 대만전 같은 결과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예선과는 달랐다. 쓴맛을 본 후 심기일전했고,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원래 좋았던 투수진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예선 3경기에서 23이닝 동안 4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한 바 있다. 일본을 상대로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켜냈다. 최원태가 팔꿈치 통증으로 2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갔지만, 이용찬-최충연 등이 차례로 올라와 깔끔한 피칭을 펼쳤다.

여기에 타선이 살아났다. 인도네시아전과 홍콩전에서 폭발하면서 감을 잡았고, 이날도 좋았다. 김하성이 선제 솔로포를 쐈고, 박병호도 홈런을 터뜨렸다. 나란히 멀티히트도 쳤다. 특히 박병호는 두 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또한 황재균은 9번 타자로 나서 홈런을 만들어냈다. 3경기 연속 홈런에 대회 4호 홈런. 이번 경기 한국의 최고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김현수와 손아섭의 부진이 계속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김현수-손아섭이 아니어도 득점을 창출할 수 있는 타자들은 즐비하다. 예선에서 주춤했지만, 확실히 감을 잡은 모습이다. 덕분에 한국이 다득점에 성공했고,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안팎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한국 선수단이다. 대표 선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고, 대회에 와서는 장염에 걸리는 선수도 나왔다. 대만전 패배는 충격이었고, 홍콩전 졸전은 망신이었다. 금메달의 꿈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졌다.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이겨냈다. 일본을 만나 공수에서 깔끔한 경기를 펼쳤고, 승리를 품었다. 분위기를 바꿨다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결승으로 가는 길도 확 넓혔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를 넘고 한결 단단해졌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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