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식 특별기고] 위기의 한국 체육, '엘리트 제도' 합리적 개선으로 재도약해야

김소식 전 프로야구 해설위원 / 입력 : 2019.02.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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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식 전 회장. /사진=스타뉴스
한국 체육이 위기다.

폭력과 성폭행에 대한 빙상스타 심석희의 폭로는 타 종목에까지 연이은 폭로로 이어지고 있어 지금의 위기는 빠른 시간 내 수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조기 수습을 목적으로 사건이 적당히 처리돼서는 절대 안되며 오히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완벽히 마무리가 돼야 할 것이다.

오랜 시간 많은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한국 체육의 위상이 '일부' 선수들과 지도자의 일탈행위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지금의 사태를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태 수습을 위해 미래의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꿈나무들의 무대인 '소년 체전'의 폐지, 합숙훈련 폐지 및 엘리트 스포츠 개선, 병역 특례와 선수 연금 문제 등의 해결 등 몇 가지 강력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특히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스포츠의 가치를 더 이상 국위 선양에 두지 않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나라가 올림픽 5위의 스포츠 강국임을 잊어서는 안되며 또한 과거 스포츠 강국이었던 독일이나 일본이 최근 엘리트 스포츠를 다시 강화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세계적 스포츠의 흐름을 잘 읽고 파악해 그에 따른 대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장기적 관점의 해결책은 체육계는 물론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며 한국 체육의 발전과 재도약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성숙한 방안이어야 하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안타까운 것은 '일부'의 일탈 행위로 시작된 사태의 원인이 성적지상주의에 기반을 둔 엘리트 스포츠 자체로 지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큰 틀에서 볼 때 앞으로는 학원 스포츠를 비롯해 엘리트 체육의 운영방식과 선수육성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파악과 개선은 물론 선수와 지도자에 대한 폭넓은 인성 교육 등을 통한 재발 방지에 우선점을 두고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국위 선양의 첨병으로서 열정과 헌신을 다 했고 특히 어려웠던 시기에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 다 함께 울고 또 웃으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운 한국 체육의 중심에 엘리트 스포츠가 있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지금 이 시간 국위 선양의 사명감으로 무장하고 내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선수촌 체육관 바닥을 땀으로 적시고 있을 우리들의 젊은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은 엘리트 스포츠의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돼야 한다.

묵묵히 노력하고 있는 우리 대표 선수들에게 용기와 격려의 응원을 보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이번 사태를 거울 삼아 체육계 전체가 스스로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과 성찰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소식(76)씨는 국가대표 야구선수 출신으로 야구해설위원과 대한야구협회 부회장, 일구회 회장 등을 역임한 한국 야구의 원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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