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초유의' 유격수 머리 맞고 좌익수 뜬공 OUT, 공식 기록은 뭘까?

울산=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6.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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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본기.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오세훈(U-20 한일전 결승골 주인공)급 헤더 패스', '자네 축구해 볼 생각 없나', '진짜 골 때린 롯데 신본기'

수비 도중 머리에 야구공을 맞는 모습을 본 누리꾼들이 남긴 댓글이다. 사실 부상이 염려돼야 할 상황인데 팀 동료들도, 팬들도 웃음을 참기가 좀처럼 힘들었다. 주인공은 롯데 내야수 신본기(30)였다.


지난 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한화-롯데전. 양 팀이 3-3으로 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호잉의 타구가 좌측 외야로 높이 떴다. 이 타구를 향해 유격수 신본기, 좌익수 전준우(33), 중견수 민병헌(32)이 한 데로 달려들고 있었다.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신본기가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이어 타구를 잡으려는 순간. 아뿔싸. 타구가 글러브 안으로 쏙 들어간 게 아닌, 신본기의 머리를 때리고 말았다. 신본기는 균형을 잃은 채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머리에 맞은 공이 옆에 있던 전준우한테 튀었다. 전준우는 침착하게 공을 낚아챘다. 공이 땅에 닿지 않았기에 플라이 아웃이 선언됐다. 2루까지 가던 호잉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얼떨결에 공을 잡은 전준우는 옆에 떨어진 신본기의 모자를 주워들어 건네줬다. 전준우와 민병헌은 잠시 신본기를 걱정하는가 싶더니, 이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심재학 해설위원도 "웃으면 안 되는데…"라면서 "전준우가 웃고 있어 다행이긴 한데, 민망하겠다. 당분간 많이 방송에 나오겠는데요. MLB.com에 올라갈 수도 있겠어요. 저도 처음 보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럼 좀처럼 보기 드문 이 장면의 '공식 기록'은 어떻게 될까. 이날 경기를 맡은 김영성(40)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기록위원은 경기 후 "공식 기록은 디플렉트(타구가 야수의 몸 또는 장비에 맞아 타구 방향이 본래의 진로에서 벗어나거나 속도가 변하는 것) 표시와 함께 '유격수 맞고 좌익수 플라이 아웃'이라 기록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디플렉트의 경우, 보살(어시스트)을 기록한다. 이날 장면은 만약 아웃이 되지 않았다면 실책이 주어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보살은 기록하지 않고 유격수 맞고 좌익수 플라이 아웃만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13년 경력'의 김 기록위원은 "직선타가 투수를 맞은 뒤 내야수에게 잡히는 경우는 많이 봤다. 직선타가 투수 발을 맞고 튀어 올라 3루수가 잡아 아웃이 되면 투수에게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처럼 뜬공 타구인데 머리 맞고 잡는 경우는 저도 처음 본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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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수비를 마치고 들어오는 신본기(오른쪽)를 손승락(가운데)이 격려하고 있다. 문규현(왼쪽)은 입을 글러브로 가린 채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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