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재량'에 또 눈물... LG, 구본혁 슬라이딩 과연 문제였나 [★이슈]

창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6.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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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중일 감독.
LG 트윈스가 이번에는 슬라이딩 판정에 눈물을 훔쳤다. 올 시즌 3피트 수비방해 규정에 잇따른 오심 피해를 봤던 LG라 더욱 공교롭다.

LG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 1-9로 크게 졌다. 0-4로 뒤진 5회초 공격이 석연찮은 판정으로 인해 허무하게 끝난 뒤 흐름이 급격히 넘어갔다. 5회말 3점을 추가로 잃어 0-7로 벌어져 추격 의지를 상실했다.


LG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심판 재량'에 아쉬움을 삼켰다. 류중일 LG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강하게 항의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LG가 0-4로 뒤진 5회초 1사 1, 3루, 이천웅이 유격수 땅볼을 쳤다. 병살 코스였다. 1루 주자 구본혁이 2루를 향해 달렸다. NC 2루수 박민우가 유격수의 토스를 받아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에 송구, 병살 플레이를 펼치려던 순간이었다.

LG 구본혁의 슬라이딩에 박민우가 걸려 넘어졌다. 1루에 공을 던지지 못해 LG가 병살을 면했다. 심판진은 수비 방해 아웃을 선고, 타자 주자까지 자동 아웃 처리했다.


김병주 심판조장의 설명에 따르면 올해 신설된 이른바 '강정호 룰'을 어긴 것은 아니었다.

KBO는 지난해 말 규칙위원회를 열어 '더블 플레이 시도 시 슬라이딩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병살타를 막기 위해 주자가 정당한 슬라이딩이 아닌 방식으로 야수에 접촉하거나 접촉을 시도할 경우, 심판원 판단에 따라 주자와 타자에게 모두 아웃이 선고된다. 이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다.

하지만 구본혁은 주로를 이탈하지 않았다. 정확히 2루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했다. 고의로 박민우와 접촉을 시도했다고 보기 어렵다. 대신 김병주 조장은 "구본혁의 발이 마지막에 조금 들린 것으로 2루심이 봤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해 규정 7.09(g)에 해당한다. 이 규정에는 "주자가 병살을 하지 못하도록 명백한 고의로 타구를 방해하거나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 심판원은 방해한 주자에게 아웃을 선고하고 타자주자에게도 동료선수의 방해에 의하여 아웃을 선고한다"고 돼 있다. 이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 심판원이 주자가 방해 의도를 가졌다고 판단하면 아웃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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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규정 캡처.
허나 '더블 플레이 시도 시 슬라이딩 규정'의 예외 항목을 보면 또 뒷맛이 찝찝하다. 주자와 야수의 접촉이 베이스를 향한 주자의 정규 주로에 야수가 위치하여(또는 움직여서) 발생하는 경우도 방해로 선고되지 않는다.

상기 예외 규칙에도 불구하고, 주자가 롤블록을 하거나 야수의 무릎 위로 다리를 들어올리거나 치는 경우 또는 팔이라 상체를 던져 고의적으로 접촉할 경우(또는 시도할 경우)에는 정당한 슬라이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구본혁의 발은 야수의 무릎까지 올라오기는 커녕 끝까지 땅에 닿아 있었다. 그럼에도 7.09(g)에 의해 심판원이 주자가 야수를 방해했다고 '판단'하면 아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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