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현장] '언짢은' 박항서, "베트남 스파이 논란?... 뭐가 문제인가"

타마삿스타디움(태국)=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9.0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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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오른쪽)과 니시노 태국 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뉴시스
박항서(60) 감독이 베트남을 둘러싼 '스파이 논란'에 대해 언짢은 심경을 내비쳤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FIFA 랭킹 97위)은 5일 오후 9시(한국시간) 태국 방콕 북부에 위치한 랑싯의 타마삿 스타디움에서 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118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겸 2023 중국 아시안컵 예선 1차전을 치른다.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4일 태국 타마삿 스타디움에서 양 팀의 공식기자회견이 열렸다. 태국 취재진의 관심은 일제히 베트남의 '스파이 논란'에 쏠렸다. 박 감독을 향한 첫 질문 역시 '스파이 논란'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 일전을 앞두고 니시노 아키라(64·일본) 태국 대표팀 감독은 대부분의 훈련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 전력 노출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타마삿 스타디움 인근 호텔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태국의 전술 훈련 모습이 베트남 언론에 공개되자 '스파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한 질문에 박항서 감독은 "팬들은 돈을 주고 호텔에 들어가 투숙한 것일 뿐이다. 그리고 거기서 경기장이 보이니까 기자들로서는 당연히 취재를 했을 뿐인데"라면서 "그 팀(태국)이 안 보이는 곳으로 이동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를, 왜 그렇게 언론에 이슈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언짢은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스파이 논란'이 일자 솜욧 품판무앙 태국 축구협회(FAT) 회장은 이를 베트남의 '스파이 행위'라 간주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태국 축구협회는 훈련 모습이 유출되자 인근 호텔에 묵고 있는 베트남 팬들의 방을 낮은 층으로 이동시켰다. 사실상 베트남 여권 소지자들을 모두 '적'으로 생각한 채 이들의 방을 강제로 옮긴 것이다.

박 감독은 "태국 축구협회 회장님까지 나서서 우리한테 뭐라고 말씀을 하시던데, 제가 볼 때 어떻게 보면 그렇게까지 민감한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베트남 투숙객 강제 이동에 대해) 완벽하게 정확히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호텔에 돈을 내고 투숙을 하는 것인데 뭔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 감독으로서 제가 생각하기에,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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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삿 스타디움 전경. /사진=김우종 기자


이번 일전은 양 팀 감독 간 '미니 한일전'으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태국은 홈 이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각오다. 과거에도 '브라질 역시 태국 원정에서는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날 태국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물론, 태국 기자들도 니시노 감독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박수를 치고 인사도 하며 응원을 보냈다. 2만5천석이 모두 조기 매진된 가운데, 태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전(베트남 팬들 약 2000여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감독은 "태국 원정은 당연히 부담이 큰 경기다. 하지만 저도 오랫동안 큰 대회를 경험해왔다. 이런 대회일 수록 어떻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많은 베트남 국민들의 승리를 향한 열망 역시 잘 알고 있다. 태국은 니시노 감독이라는 좋은 분을 모시고 왔다. 승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더욱 차분하고 집중력 있게 경기를 준비하겠다.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우리의 '베트남 정신'을 바탕으로 '원팀 정신'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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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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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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