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밥 먹으러 갑니다" 떠난 동생 살뜰하게 챙긴 '착한 형' [★창원]

창원=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6.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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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문경찬(왼쪽)과 두산 베어스 박정수. /사진=OSEN
박정수(25)가 NC 다이노스를 떠나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누구보다 아쉬워한 선수가 있다. 문경찬(29·NC)이다. KIA 타이거즈에서 함께 넘어온 동생. 예기치 않은 이별을 맞이했다. 그래도 빠른 시간 안에 창원에서 재회했다. 문경찬은 동생의 밥부터 챙겼다.

NC는 1일부터 두산과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주중 3연전을 치르고 있다.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다. 그리고 이날 반갑게 만난 이들이 있었다. NC 선수들과 박정수다. 특히 문경찬이 그랬다.


박정수는 불과 며칠 전까지 NC 선수였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게 됐다. 두산이 FA 이용찬의 보상선수로 박정수를 지명한 것이다. 보호선수가 고작 20인이다. 모든 이들을 잡을 수 없다. NC는 NC대로 최선의 선택을 했고, 두산은 두산대로 가장 좋은 선수를 뽑았다.

그렇게 지난 5월 28일 박정수가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곧바로 두산 1군 엔트리에도 들었고, 29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이적 후 첫 등판도 치렀다. 이를 지켜본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정수를 선발로 쓰겠다는 뜻까지 내놨다. "NC에서 선발 경험이 있고, 공도 좋다.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수는 지난 5월 31일 "이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제 이사를 해야 한다. 마침 창원에 왔고, 이사를 위해 방을 빼고 있다. 창원NC파크로 가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며 웃었다. 하루가 지난 1일에는 창원NC파크에 도착했다. 홈으로 쓰던 구장을 원정으로 찾았다.


그리고 문경찬이 박정수를 반겼다. 문경찬은 박정수와 함께 지난해 8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NC로 이적했다. 박정수에게 '가장 친한 사람'을 물었을 때 "(문)경찬이 형이다"고 했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 시간이 흘러 문경찬과 박정수는 서로 다른 팀이 됐다.

입는 유니폼은 달라졌지만, 형과 동생 사이는 그대로다. KIA-NC를 거치며 끈끈한 동료애가 있다. 1일 경기 후 만난 문경찬은 "(박)정수가 간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가서 좋은 모습 보였으면 한다"며 "지금 정수와 같이 밥 먹으러 간다"며 미소를 보였다.

프로이기에 어쩔 수 없다. 박정수도, 문경찬도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 자리에 살뜰한 '정'이 남았다. 식사하러 간다는 문경찬의 얼굴에 떠오른 웃음이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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