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후 벤치로 안 가고... 부상 입은 '상대 팀 후배' 기다린 선배

창원=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6.03 12:11
  • 글자크기조절
image
장승현의 헬멧과 마스크를 들고 기다리고 있는 양의지. /사진=KBS N 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다른 팀이지만, 같은 포지션의 후배가 투혼을 펼치다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묵묵히 그 후배의 장비를 들고 기다렸다. 짧은 순간이지만, 배려가 느껴졌다. NC 다이노스 양의지(34)와 두산 베어스 장승현(27) 이야기다.

NC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과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9-5의 승리를 거뒀다. 전날 패배를 말끔히 설욕했다.


이날 양의지는 7회 동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2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포수를 보지는 못하고 있지만, 타격에서 확실하게 팀을 이끄는 중이다.

4회말에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했다. 상황은 이랬다. 무사 1,3루 상황에서 박석민이 1루 파울지역 뜬공을 날렸다. 두산 포수 장승현이 반응했고, 끝까지 따라붙어 포구에 성공했다.

포구 순간 NC 더그아웃 계단에 이미 다리가 걸친 상태였다. 결국 계단을 타고 미끄러졌고,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자칫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장승현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잠시 몸과 마음을 추스른 후 홈 베이스 쪽으로 돌아왔다. 최용제와 교체되면서 경기에서 빠졌다.

장승현이 NC 벤치에서 일어나 홈 쪽으로 왔을 때 기다리고 있던 이가 있다. 양의지다. 3루 주자였고, 안전진루권에 따라 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땅에 떨어져 있던 장승현의 헬멧과 마스크를 들고 서있었다. 몇 마디 나눈 후 장승현에게 장비를 건넸다.

양의지는 2006년 두산에 지명됐고, 2018년까지 두산에서만 뛰었다. 장승현은 2018년부터 1군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 팀에 있었으니 당연히 친분이 있다. 하물며 같은 포수 포지션이다.

후배의 부상에 마음이 쓰였고, 득점 후에도 벤치로 들어가지 않고 장승현을 기다렸다. 팀은 다르지만, 후배를 생각하는 양의지의 마음이 엿보였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