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중단의 진짜 이유, 구단의 '성적 지상주의' 때문이다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7.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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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기사와 관계 없음)./사진=뉴스1
KBO리그가 잠시 멈췄다. 한국 프로야구 40년 사에 유례없는 리그 중단이다.

KBO는 12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됐던 경기를 순연시키기로 결정했다. 리그 잠정 중단이다. 이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NC와 두산의 확진자 발생 및 자가격리 인원 대거 발생이라는 여러 이유로 리그를 중단시켰지만 내면에는 다른 이유들이 있다. 부상 선수의 회복, 외국인 선수가 합류할 시간을 벌고자 했던 구단들의 이기주의, 즉 성적 지상주의가 결국 중단으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올 시즌 각 구단 별로 외국인 선수 부상이 많다. 거의 대부분의 구단이 외국인 선수 부상 이탈을 경험했다고 봐야 한다.

먼저 투수가 없는 구단은 두산과 삼성이다. 7위까지 추락한 두산은 에이스 워커 로켓(27)이 지난달 25일 롯데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강판됐고, 이후 검진 결과 석회가 인대를 찌르는 소견을 받았다. 이로 인해 전반기를 마감했다.


선두권인 삼성도 데이비드 뷰캐넌(32)이 부상 중이다. 엉덩이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았다. 회복엔 3주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두산과 삼성과는 다르게 5강권 싸움을 진행 중인 키움에서는 외국인 투수 제이브 브리검(32)이 자리를 비웠다. 부상이 아니다. 아내가 아파 병간호를 하기 위해 지난 12일 미국으로 떠났다. 입국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타자들로 인해 애를 먹은 구단들도 있다. 롯데에서는 딕슨 마차도(29)가 부상을 안고 있다. 지난 5일 인천 SSG전에서 주루 도중 부상을 입었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이다.

LG와 한화, KT, 키움은 부상이 아니다. 부진으로 새 외국인 타자를 데려왔다. LG는 저스틴 보어(33)와 계약했고, 한화는 에르난 페레즈(30)와 사인했다. KT는 지난 시즌까지 한화에서 뛰었던 제라드 호잉(32)을 영입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키움이 이날 새 외국인 타자와의 계약 소식을 알렸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뛰었던 윌 크레익(27)과 계약했다. 이 네 구단은 새 외국인 타자 합류를 기다리는 중이다.

리그 중단의 이면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합류 시점을 벌기 위한 구단들의 이기적인 셈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없이 6경기를 치르게 되면 성적 하락도 감수해야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반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구단도 분명히 있었다. A 구단 관계자는 "우리도 부상 선수가 있다. 그들이 돌아올 시간을 벌어야 하는 것이 맞다. 머리로는 리그 중단이 맞는데, 가슴으로는 그게 아니더라. 손바닥 뒤집듯 매뉴얼을 바꾸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고 구단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B 구단 관계자도 마찬가지. 이 관계자는 "구단의 유불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KBO리그의 신뢰 문제다. 중단을 해버리면 리그의 신뢰 하락은 어찌 감당할 것인가"고 짧고 굵게 의견을 피력했다.

오로지 '팀 성적'이 중요했던 구단들의 의기주의다. 그것이 리그 중단의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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