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블게주가 손에 든 '종이 한 장', ML '감동'으로 물들이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7.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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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중인 이들을 응원하는 시간에 트레이 맨시니의 이름을 적은 팻말을 들고 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트위터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가 역대 최연소 올스타전 MVP에 등극했다. 실력을 증명한 것. 동시에 따뜻한 마음씨도 보였다. 다른 팀에서 힘든 일을 겪은 동료를 응원했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게레로 주니어는 14일(한국시간)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로 출전해 큼지막한 홈런을 때리는 등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MVP에 올랐다. 아메리칸리그는 올스타전 8연승을 질주했다.


14일 기준으로 게레로 주니어는 만 22세 119일이었다. 역대 최연소 올스타전 MVP였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아버지 게레로 시니어도 올스타전 '왕별'이 된 적이 없다. 주니어가 첫 올스타전 출전에서 대박을 쳤다.

끝이 아니다. 이날 올스타전 도중 암 투병중인 이들을 응원하는 짧은 행사가 있었다. 모든 선수들과 관중들이 종이를 한 장씩 들었다. '나는 OOO를 응원합니다'고 쓰인 종이였고, 응원하는 이를 직접 작성할 수 있도록 빈칸이 있었다. 게레로 주니어는 이 빈칸에 트레이 맨시니의 이름을 적었다.

맨시니는 볼티모어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인간승리'의 주인공이다. 2016년 데뷔했고, 2017년부터 풀 타임 빅 리거가 됐다. 2017~2019년 3년간 24홈런-24홈런-35홈런을 폭발시켰다. 김현수가 볼티모어에 있을 때 외야 경쟁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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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올스타 홈런 더비에 출전한 볼티모어 트레이 맨시니. /AFPBBNews=뉴스1
그러나 2020년 스프링캠프 도중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긴 항암치료를 받았고, 2021시즌 복귀했다. 전반기 86경기에서 타율 0.256, 16홈런 55타점, OPS 0.791을 올렸다. 복귀만으로도 놀라운데 성적까지 좋다.

올해 올스타 홈런 더비에도 나섰다. 결승에서 피트 알론소(메츠)에게 패하기는 했으나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올스타전 본 경기에서 맨시니의 이름이 다시 나왔다. 출전은 하지 않았으나 동료들이 맨시니를 소환했다.

볼티모어 팀 동료인 세드릭 멀린스도 맨시니의 이름을 썼다. 이쪽은 자연스럽다. 게레로 주니어는 의외다. 같은 팀도 아니고, 언어의 장벽까지 있다. 게레로 주니어는 캐나다 태생의 도미니카-캐나다 이중국적자다. 스페인어를 쓴다.

이처럼 맨시니와 접점이 딱히 없지만, 게레로 주니어는 맨시니의 건강을 기원했다. 이 모습이 SNS를 통해 퍼졌고, 맨시니가 직접 "놀라운 일이다. 고맙다"고 댓글을 달았다. 볼티모어 구단 역시 "너무나 사랑스럽다"고 답을 달았다.

팬들 역시 "정말 멋지다. MVP 자격이 있다",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장면이다", "이런 존경심을 보이는 선수가 있다니 놀랍다" 등의 댓글을 작성하며 게레로 주니어에게 호평을 남겼다. 종이 한 장 손에 든 것 뿐인데 메이저리그가 감동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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