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발탁이 무슨 죄?... 김진욱이 왜 '악플 테러'를 당해야 하나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7.16 04:55
  • 글자크기조절
image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롯데 자이언츠 '루키' 김진욱(19)이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승선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스스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민우(28)를 대신해 발탁됐다. 일부 팬들에게는 납득이 안 되는 모양이다. 애꿎은 김진욱이 타깃이 되고 있다.

KBO는 15일 "대표팀 기술위원회와 김경문 감독, 코칭스태프가 내야수 박민우(NC)의 대체 선수를 의논했고, 김진욱을 선발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를 통해 교체 명단이 대한체육회에 제출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최근 박민우를 포함한 NC 선수 4명이 원정 호텔방에서 외부인 2명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일이 벌어졌다. 방역수칙 위반이었고, 선수 3명이 확진되면서 일이 일파만파 커졌다. 이에 대한 사과의 뜻에서 박민우는 대표팀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대표팀은 대체 선수를 뽑아야 했다. 박민우가 2루수이니 다른 2루수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한화 정은원과 롯데 안치홍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김진욱이었다. 2루수가 빠진 자리에 투수를 채운 것이다.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은 "김경문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논의한 결과 투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과거보다 투수진이 약하다고 보고, 빠른 교체 등을 고려해 김진욱을 뽑았다. 현재 좌완이 2명뿐인 부분도 있었다. 2루는 최주환과 김혜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인 결정이었지만, 아주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은 또 아니다. 기존에 선발한 투수가 10명이 전부였기에 더 필요하다는 의견은 있었다. 다만, 정은원 등 2루수들이 뽑히지 않은 것은 의외다.

그리고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팬들도 있다. 일단 성적이다. 2승 5패 1홀드, 평균자책점 8.07인 선수를 왜 데려가냐는 것이다. 여기에 한화 팬들의 경우 정은원 발탁이 불발된 것이 아쉽다. 정은원은 2루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16으로 2루수 1위다(스탯티즈 기준).

나아가 2루수가 아니라 투수를 뽑을 것이라면 강재민이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재민은 2승 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04로 강력함을 뽐내고 있다. 삼성 팬들은 같은 좌완 루키이고, 김진욱보다 평균자책점 등 지표가 더 좋은 이승현(5홀드, 평균자책점 4.30)이 대표팀에 들어가야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기에 정답은 없다. 결국 선택은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한 것이다. 문제는 일부 팬들이 김진욱의 SNS로 달려가 악플을 달았다는 점이다. 김진욱은 잘못한 것이 없다. 그저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을 뿐이다. 욕을 먹을 이유가 없다.

현재는 김진욱을 응원하는 더 많은 팬들이 달려가 격려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김진욱 선수, 악플 신경 쓰지 말고 대표팀 가서 잘하고 오세요"라고 했다. 악플러들에게도 "여기서 이럴 일이 아니다"고 대응하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마음에 안 든다고 하여 특정 선수에게 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타깃 설정도 잘못됐다. 김진욱은 선택을 받은 것이 전부다. 선수는 팬들의 욕받이가 아니다. SNS 테러는 팬의 갑질이자 비겁한 행위일 뿐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