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다른 팀" 적장도 감탄, '평균 23.8세' 서울의 패기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9.0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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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북현대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는 조영욱(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02년생의 10대 선수만 3명, 11명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22세 이하(U-22) 선수들로 꾸려진 FC서울이 '우승후보' 전북현대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전북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은 어린 선수들에 패기에, 후반 교체로 출전한 베테랑들의 경험이 값진 무승부로 이어질 뻔했지만 마지막 추가시간을 버티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박진섭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6라운드 순연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3-4으로 졌다.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 막판에 홍정호에게 뼈아픈 결승골을 내주며 패배했다.


경기 전부터 승부의 추가 전북 쪽으로 급격하게 기운 경기였다. 리그 최하위와 2위 간 맞대결일 뿐만 아니라 선발 라인업조차 무게감에서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부상자들이 속출해 결국 겨우 선발진을 꾸려야 했다. 박진섭 감독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건에서 준비를 했다. 명단을 짜는데 고민조차 할 수 없었을 만큼 선수들 수가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서울의 선발진엔 이태석(19)과 이한범(19), 백상훈(19) 등 3명의 2002년생 10대 선수들이 선발진을 꿰찼다. 여름(32) 등 3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8명이 모두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었다. 30대 선수들을 모두 포함해도 이날 서울의 선발 라인업 평균 연령은 23.8세로 24세가 채 되지 않았다.

대신 서울은 '패기'로 맞섰다. 이날 서울의 선발진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을 앞세워 전북을 괴롭혔다. 부지런한 압박과 거친 태클로 국가대표급 진용을 꾸린 전북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비록 선제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전반 막판 페널티킥으로 균형을 맞췄다.


자신감이 붙은 서울은 후반 들어 기성용과 팔로세비치 등이 교체로 투입되면서 경험까지 더해졌다. 후반 11분 일류첸코에게 페널티킥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22분과 23분, 조영욱과 가브리엘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서울 선수들은 워밍업 하던 선수들까지 모두 뒤엉켜 안고 세리머니를 펼쳤다.

4분 뒤 이승기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에도 서울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베테랑들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시종일관 전북을 괴롭혔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경기가 막판으로 흘렀는데, 서울은 잔뜩 웅크려있기보다는 추가골을 넣기 위해 전북과 공방전을 벌였다.

그러나 서울은 끝내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4분의 추가시간마저 거의 흐른 시점에 뼈아픈 실점을 허용했다. 문선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내준 패스를 홍정호가 마무리했다. 결국 경기는 서울의 3-4 패배로 막을 내렸다. 패기를 앞세운 기적 같은 무승부를 눈앞에 뒀던 서울의 패기는, 끝내 눈물로 막을 내렸다.

대신 경기 후 '적장' 김상식 감독은 서울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였다"며 "앞선 두 번의 맞대결과 달리 이번 서울은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한 선수의 이름값, 한 선수의 능력보다 베스트11과 18명이 한 팀으로 뭉치면 팀으로 강해질 수 있는 게 서울이 보여준 교훈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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