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품은 홍명보, 용기있는 결단" 최용수가 전한 고마움 [★현장]

부산=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1.1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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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FC서울에서 감독과 선수로 사제의 연을 맺었던 최용수(왼쪽) 감독과 박주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최용수(49) 강원FC 감독이 홍명보(53) 울산 현대 감독을 향해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FC서울 시절 사제의 연을 맺었던 제자이자,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후배' 박주영(37)을 품은 것에 대한 고마움이다. 전 스승이기 전에 한 축구인으로서 전한 메시지이기도 했다.

최용수 감독은 17일 부산송정호텔에서 열린 K리그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박)주영이와는 상당히 좋은 시간을 보냈다. 우리보다 축구를 더 잘했다"며 "한국 축구 레전드로 10년 간 활약하면서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준 건 인정해줘야 한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님한테 고맙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앞서 플레잉코치와 감독으로 박주영과 인연을 맺었다. 2006년엔 최 감독이 플레잉코치, 박주영은 프로 2년차로 한솥밥을 먹었고, 최 감독이 지도자로 나선 뒤에는 감독과 선수로 사제의 연까지 닿았다. 박주영이 유럽과 중동을 거쳐 2015년 서울로 복귀해 지난해까지 뛰는 과정에서 최 감독은 2011~2016년, 2018~2020년 서울 지휘봉을 잡으며 함께 했다.

최 감독이 홍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한 건, 옛 제자이기도 한 박주영이 선수 생활 연장의 기로에 서 있던 상황에 손을 내민 게 홍 감독이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서울과 계약이 끝났다. 서울 구단은 유소년팀 지도자 자리를 제안했지만, 박주영은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이를 거절하고 자유계약 신분으로 시장에 나왔다. 2020시즌 K리그 4골, 2021시즌 0골 등 뚜렷하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던 데다 1985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 탓에 과연 새로운 팀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컸던 것도 사실이었다.


최 감독이 홍 감독의 선택을 두고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울산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지 않았을 영입이지만, 어쩌면 초라하게 선수 생활을 끝낼 수도 있었을 옛 제자이자 한국 축구의 한 레전드에게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대신 전한 것이다.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을 더 리스펙트해야 한다. 제2의 축구 인생에 대해 축구인들의 용기 있는 선택이 필요했다"며 "당장 보이는 경기력을 가지고 (박)주영이를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 존중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주영 같은 선수는 나중에 한국 축구의 한 지도자로서 후배를 양성해야 한다. 그런 선순환이 있어야 한국 축구가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싶다"며 "앞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박주영에게 따뜻한 도움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홍 감독님의 용기 있는 결단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주영의 울산 이적은 지난 16일 공식화됐다. 그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울산에서 최저 수준의 연봉을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단 절차를 마친 뒤에는 현재 거제에서 진행 중인 울산 구단 동계 훈련에 참가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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