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DH 싫어요" 푸이그는 '왜' 나홀로 계단을 뛰었을까...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3.16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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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푸이그가 15일 고척 LG전에서 1회 타격 후 1루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야생마는 뛰고 싶다.'

메이저리그 시절 야생마로 불렸던 야시엘 푸이그(32·쿠바)의 열정이 한국 무대로 옮겨 붙었다. 사령탑에게 직접 지명타자보다 수비까지 뛰겠다고 자청하며 강한 의욕을 불태웠다. 또 자신의 경기가 끝났는데도 그는 나홀로 경기장 관중석 계단을 걷고 뛰며 체력 훈련에 열중했다.


푸이그가 올 시즌 한국 무대에서 통할 지에 대해 많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천천히 몸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단계다. 현재까지 시범경기에 4경기 출전, 9타수 1안타(타율 0.111), 볼넷 없이 삼진만 3개를 기록 중이다. 안타 1개는 2루타였다.

'이용규(우익수)-이정후(중견수)-푸이그(좌익수)'로 이어지는 외야 라인은 국가대표급이라는 평가다. 정규 시즌에 돌입하면 각 팀들은 체력 안배를 위해 지명타자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 수비 부담을 던 채 휴식이 필요한 선수를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로 내보내는 식이다. 팀의 전략이자 사령탑의 배려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푸이그는 이런 배려도 거부한 채 수비도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푸이그는 앞서 치른 4경기 중 14일 고척 LG전에서만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5일 고척 LG전에 앞서 "경기 전도 그렇고 끝난 뒤에도 푸이그가 지명타자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하더라. 타격을 한 뒤 더그아웃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는 모습이었다. 루틴이 없는 것 같다. 시범경기를 통해 푸이그의 (정규시즌) 지명타자 기용은 생각을 좀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설렁설렁 뛰면서 힘든 것 없이 자신의 몸만 챙기는 야수가 있다면 지명타자로 뛰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그러나 푸이그는 달랐다. 의지와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령탑도 이 점을 높게 평가했다. 홍 감독은 "저희는 그렇게(수비도 나간다면) 해주면 고맙다.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수비와 공격을 함께하면서 밸런스를 맞춰온 루틴 때문인지 모르겠다. 체력적으로도 자신있다는 말을 한다. 시범경기를 통해 (지명타자 기용은) 계속 생각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푸이그는 5회초 수비를 앞두고 임지열로 교체되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시범경기에서 주전급 선수들이 선발로 나선 뒤 경기 초중반 교체되는 건 일반적인 풍경이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교체 아웃될 경우, 선수들은 먼저 퇴근을 해도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푸이그는 곧장 퇴근하지 않고 나홀로 힘차게 관중석 계단을 오르내리며 훈련에 열중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키움 관계자는 "푸이그는 경기서 교체되면 바로 퇴근하지 않고 경기장에 남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그러나 이날은 러닝머신 대신 관중석으로 이동해 유산소 운동을 했다. 현재 정규 시즌에 맞춰서 체중 감량 등을 시도,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악동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푸이그. 하지만 벌써부터 푸이그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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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푸이그(오른쪽)와 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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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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