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 차기작은 'KO클럽'..'오징어 게임2' 계약이 중요한 이유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2.03.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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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되는 한국 콘텐츠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 참석해 미국 매체 ET온라인과 인터뷰에서 '오징어게임2'에 대해 "현재 작업 중이다. 곧 발표할 예정이니 기다려달라"라고 밝혔다. 그는 "시즌1은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였다. 저에게는 너무 부담이 되지만 시즌2를 기다려 주시는 분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오징어게임'은 이날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와 이정재가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2관왕을 차지했다.


'오징어게임' 열풍이 전세계를 휩쓴 만큼, 시즌2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건 당연지사. 다만 '오징어게임' 시즌2'는 단지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일 또 하나의 한국 콘텐츠가 아니라, 한국 창작자와 글로벌 OTT회사의 저작권 권리 계약에 대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기에 더욱 한국 대중문화계의 관심이 높다.

그간 넷플릭스를 통해서 세계에 공개된 한국 드라마와 영화, 예능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이 얼마나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든 창작자에게 다시 돌아오는 몫은 없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닌 작품은 저작권을 일정 기간 임대하는 방식이지만, 매절 계약이라 창작자에게 돌아오는 몫은 판매 대금에서 일정 금액을 받는 경우가 있을 뿐 더 이상은 없는 게 대부분이었다. '사랑의 불시착'이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서 얼마나 화제가 됐든, 박지은 작가가 더 받는 몫은 없다.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넷플릭스에서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는 대신 모든 저작권은 넷플릭스의 몫이다. 감독이나 작가는 계약금을, 제작자는 제작비의 일정 부분을 받는다. 통상 제작비의 10% 이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100억원이 제작비라면 10억원 이하를 받는다. 이마저도 5%대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지만, 정작 한국 제작자는 제작 대행업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기에 '오징어 게임' 시즌2 계약이 중요하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선보였지만, 꾸준히 저작료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와 미국 창작자 조합이 맺은 협약에 따라 재상영분배금을 받고 있는 것. 이는 한국에서도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프로그램이 재방, 삼방이 될 때 연예인과 작가 등이 추가로 일정 금액의 재방료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미국에서는 창작자 조합들이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회사들과 협약으로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권리 보장이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한국영화가 저작권을 통째로 제작사 및 투자사에 넘기는 관행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관행이 글로벌OTT회사와 계약에도 그대로 이어져 예능 프로그램이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재방, 삼방할 때 창작자들이 받는 권리조차 OTT로 공개되는 한국 콘텐츠 창작자들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징어게임' 시즌2는 한국 콘텐츠 창작자가 글로벌 OTT회사와 맺는 다른 계약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선 창작자들이 당연히 누리는 권리가 한국에서는 누리지 못할 이유는 없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난 뒤 넷플릭스에서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들에게 준 인센티브는 극히 미흡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오징어 게임'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그 성공에 비해 창작자에게 재분배되는 몫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주어진 몫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2 계약은 그래서 달라야 한다. 더 많은 제작비와 더 많은 몫의 제작비 퍼센트를 받는 것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창작자에게 돌아갈 몫이 정당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오징어 게임' 시즌2 계약은 창작자들의 몫을, 그들 말대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보장되도록 이뤄져야 한다. 창작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야 더 좋은 창작자들이 관련 산업에 유입된다. 그래야 그 산업이 성장한다. 지금처럼 제작 대행에 그쳐서는, 당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창작자들이 OTT플랫폼으로 달려가지만, 팬데믹이 끝나면 여러 선택지들 중 하나가 될 뿐이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이후 차기작으로 그가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밝혔 듯이 영화 'KO클럽'(가제)을 준비 중이다. 그가 지난해 말 'SBS D 포럼'의 연사로 나서서 설명했던 것처럼 "고령화 문제와 세대 갈등"을 다루는 작품이다. 'KO클럽'의 'KO'는 '킬링 올드맨'의 약자다. 'KO클럽'은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처럼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이 변할 수는 있지만, 황 감독은 'KO클럽'을 하고 난 뒤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선보일 것 같다. 'KO클럽'은 계속 숙성시켜온 작품이지만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오징어 게임' 성공 이후 준비하기 시작한 프로젝트이기에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넷플릭스와 계약은 조만간 이뤄져도 제작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애가 타는 건, 넷플릭스라는 뜻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시즌2와 관련한 계약을, 넷플릭스 코리아가 아니라 넷플릭스 본사에서 직접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 OTT를 통해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바꾼 작품이라면, '오징어 게임' 시즌2는 글로벌OTT회사와 한국 창작자 간의 권리보장을 연 작품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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