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문책성 교체 초강수→갑자기 1선발 에이스+거포들이 각성했다 [★대구]

삼성 포수 강민호가 14일 대구 한화전에서 3회 2루 송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백전노장 베테랑' 강민호(37)도 과감하게 교체한 삼성 벤치의 초강수였다. 공교롭게도 교체 시점 이후 삼성 선수들이 각성했고, 결국 시리즈 스윕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삼성 라이온즈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서 8-3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삼성의 선발 포수 마스크는 국가대표 안방마님 강민호가 썼다. 전날(13일) 한화전에서 7-1로 점수 차가 벌어지자 7회를 앞두고 선발 양창섭과 함께 교체된 강민호였다. 사실상 체력 안배를 위한 교체로 풀이됐다.

그랬던 강민호가 이날 경기 초반부터 난조를 보였다. 특히 수비 쪽에서 흔들렸다. 삼성은 1선발 에이스 뷰캐넌이 출격한 상황. 1회부터 뷰캐넌은 2사 1,3루 위기를 맞이했다. 이어 1루주자 김태연이 2루 도루를 시도한 가운데 런다운에 걸렸다. 이때 3루주자 노수광이 틈을 살핀 뒤 홈으로 쇄도했다. 이를 본 1루수 오재일이 홈으로 공을 뿌렸으나 강민호가 결과적으로 포구에 실패, 뒤로 공이 흐르면서 선취점을 헌납했다.

강민호는 계속 흔들렸다. 2회에는 2사 1루 상황서 포일을 범하며 1루주자 이원석의 2루 진루를 허용했다. 3회에도 아쉬운 판단이 나왔다. 3회초 한화의 2사 1루 기회. 1루 주자는 이성곤. 뷰캐넌의 투구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바운드 됐으나 강민호가 잘 잡았다. 이때 이성곤이 1루와 2루 사이에 선 채로 걸리고 말았다. 이제 강민호가 주자를 몰고 가면서 협살로 연결하면 되는 상황.


그런데 강민호가 주자를 몰지 않고 거의 제자리에서 갑자기 2루를 향해 공을 던졌다. 그렇게 빠른 스피드의 송구도 아니었다. 이를 본 이성곤은 1루와 2루 사이에 있다가 재빨리 1루로 돌아갔다. 느슨해진 강민호의 미스 플레이로 볼 수밖에 없었다.

삼성 강민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곧바로 이어진 3회말 삼성이 1점을 추격한 가운데, 4회초 3-1로 앞선 한화의 공격. 여기서 삼성 벤치가 포수 강민호를 빼는 대신 김태군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특별히 강민호가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주전 포수 강민호의 4회 조기 교체. 사실상 문책성 교체로 읽히는 대목이었다. 더불어 사령탑의 과감한 결단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강민호가 빠진 이후 삼성 선수들이 갑자기 각성하기 시작했다. 1회 1점, 2회 2점을 각각 허용했던 뷰캐넌은 더 이상의 실점 없이 7이닝(97구) 6피안타 6탈삼진 1볼넷 3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기다리던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타격에서는 삼성이 1-3으로 뒤진 6회말 대거 6득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피렐라가 솔로 홈런을 치며 1점 차로 추격했고, 후속 김태군이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다음 타자는 오재일. 그는 김범수의 초구를 공략해 좌월 역전포를 터르렸다. '삼성의 거포들' 피렐라와 오재일 모두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결과적으로 강민호를 빼는 교체 한 수가 삼성 선수들을 각성시킨 계기로 이어진 모양새가 됐다. 계속해서 삼성은 김재혁의 희생타와 김상수의 적시 2루타, 피렐라의 우중간 적시타를 묶어 7-3까지 달아났다. 8회에는 피렐라가 쐐기 적시타를 터트렸다. 기분 좋은 시리즈 싹쓸이에 성공한 삼성은 이제 인천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시즌 초반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SSG와 주말 3연전을 벌인다. 과연 사자 군단은 삼성 팬들이 바라는 대로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오재일(오른쪽)이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6회 역전 투런포를 터트린 뒤 강명구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