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아니다' 마무리 부진 속출, 후반기 리그 판도 뒤흔드나

잠실=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8.01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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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서진용, LG 고우석, KT 김재윤(왼쪽부터)./사진=OSEN
최근 KBO리그 판세를 보면 마무리 투수의 부진이 눈에 띈다. 이러한 뒷문 약세가 길어진다면 치열한 순위경쟁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30일 KT와 LG의 맞대결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 공교롭게도 이날 양 팀의 마무리가 모두 흔들렸다.


먼저 LG 마무리 고우석(24)이 큰 한 방을 맞았다. LG가 7-4로 앞선 9회초 무사 2루에서 등판한 고우석은 심우준을 3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조용호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배정대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는 듯 보였던 고우석은 2사 1, 3루에서 앤서니 알포드에게 동점 3점포를 얻어맞았다.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였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흘렀고, 고우석은 연장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안타 1개만 내주고 이닝을 끝냈다. 10회말 문보경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는 거뒀지만 고우석을 웃을 수 없는 하루였다.

전반기 27세이브(1승1패),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한 고우석은 28일 SSG전에 이어 KT전까지 후반기에 2경기 연속 실점하며 전반기 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T 마무리 김재윤도(32) 마찬가지다. 7-7로 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막고 연장으로 연결했지만 10회말 일격의 한방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김재윤 역시 후반기 2경기서 모두 실점했다. 29일 잠실 LG전 KT가 5-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유강남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한 점차 추격을 허용하는 아찔한 한 방이었다. 다행히 이후 후속 타자들을 잘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이밖에도 마무리 투수들의 부진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화 클로저 장시환(35)이 무너져 다 잡은 두 경기를 놓쳤다. 29일 대전 두산 전 9회 등판한 장시환은 무려 5점을 내주고 패전투수가 됐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아웃카운트를 1개 밖에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어 28일 포항 삼성전 때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한화가 3-2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2아웃까지는 잘 잡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볼넷, 도루, 폭투를 범하며 흔들렸고, 결국 적시타를 맞았다. 경기는 연장 12회 무승부로 허무하게 경기를 마쳤다.

1등 팀이라고 다르지 않다. SSG 역시 마무리 서진용(30)이 후반기 들어 흔들렸다. 3경기 연속 실점을 하면서 주춤하다. 전반기 43경기에서 5승1패11홀드14세이브, ERA 2.78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27일 인천 LG전 팀이 6-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와 연속 안타를 내줬고, 병살타를 잡았지만 2사 3루서 문성주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해 실점했다. 28일 LG전은 더 아찔했다. 팀이 4-3으로 리드한 9회초 등판해 오지환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다.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다. 추가 실점은 막아냈고, 9회말 김성현의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나와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30일 광주 KIA전에서도 실점은 이어졌다. 7-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3연속 안타에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이어 최형우에게 다시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로 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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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 키움 문성현(오른쪽)./사진=OSEN
뒷문이 불안하자 보직 변경에 나선 팀도 있다. 삼성과 키움이 그렇다. 삼성은 '끝판왕' 오승환(40)이 흔들렸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12일 수원 KT전에서 3-2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배정대와 앤서니 알포드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맞아 끝내기 패배를 허용하더니,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22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2-1로 앞선 9회말에 첫 타자 송성문에게 동점 홈런을 내줬다.

오승환의 부진이 심상치 않자 허삼영 삼성 감독은 보직 변경에 나섰다. 오승환은 27~28일 포항 한화전에 마무리가 아닌 중간계투로 나섰다. 27일 경기에선 6-3으로 앞선 6회초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2010년 이후 12년 만의 7회 이전 등판이었다. 28일 경기에는 3-3 동점이던 연장 10회 등장해 1이닝을 세 타자로 봉쇄했다. 하지만 다시 마무리로 나선 31일 대구 롯데전에서 또 무너졌다. 9회에 올라갈 투수가 오승환 밖에 남지 않은 터라 등판이 불가피했다. 4-3으로 앞선 9회 올라가 2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시즌 5번째 블론세이브다.

키움에서는 문성현(33)이 부진하다. 3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했다. 22일 삼성전 1이닝 2실점 블론세이브로 후반기를 시작해 26일 KT전에서는 9회 1실점하고 겨우 세이브를 올렸고, 27일 KT전에서는 2실점 해 패전 투수가 됐다. 전반기 38경기에서 8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57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결국 홍원기 감독은 재정비를 위해 문성현을 2군으로 내리고 원조 마무리 김태훈(30)을 클로저로 복귀시켰다.

이강철(56) KT 감독은 이러한 마무리 집단 부진에 "아무래도 (후반기 들어오면서) 승패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제구다. 이 감독은 "빠른 볼 하나 가지고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빠른 볼을 던지면서 확실한 커맨드를 가지지 않으면 2이닝도 쉽지 않다. 스피드가 줄더라도 커맨드가 좋아야 한다. 타자들의 대처가 좋아졌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날씨 영향도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무더위로 인해 선수들이 지쳐있는 상황이다. 이 감독은 "더운 날씨 영향도 있다. 투수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우리 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 불펜들도 다 흔들리는 거 같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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