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전반전 포르투갈 선취골 실점 후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번 월드컵이 기대됐던 이유 중 하나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의 존재였지만, 지난달 초 안와골절 수술에 따른 여파인지 조별리그 내내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눈 주위 뼈 네 군데가 골절되는 큰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손흥민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훈련을 진행하며 월드컵 출전 의지를 불태웠고, 실제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부터 선발 풀타임 출전하는 기적을 썼다.
다만 손흥민은 첫 경기 우루과이전과 2차전 가나전에서 모두 침묵을 지켰고, 특히 2경기 모두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0-0으로 아쉽게 비긴 우루과이전, 2-3으로 석패한 가나전 모두 '한 방'이 절실했다는 점에서 에이스 손흥민의 침묵은 더욱 뼈아팠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대한민국 손흥민이 선수들에게 기운을 북돋고 있다. /사진=뉴시스 |
그나마 후반엔 수비 지역까지 깊숙하게 내려와 태클로 상대 공을 따낸 뒤 곧바로 역습을 이어나가는 등 투지 넘치는 모습도 보여줬지만,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 해결사로서의 손흥민의 모습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슈팅은 번번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수비에 막혔고, 드리블이나 패스 선택에는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렇게 포르투갈전까지 조별리그 3경기 270분 모두 '침묵' 속에 지나버린 시점. 손흥민은 그러나 기어코 스스로 역사의 순간을 만들었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손흥민과 황희찬의 합작골은 한국의 포르투갈전 2-1 승리, 그리고 결과적으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끄는 '결승골'이 됐다. 손흥민으로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을 지난 270분의 아쉬움을 단번에 털어낸 천금 같은 어시스트이자, 역대 세 번째이자 12년 만에 원정 16강에 오르는 역사의 순간을 장식한 도움이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넣은 황희찬은 "(손)흥민이 형이 수비수들을 끌어주고 있었고, 흥민이 형을 믿고 뛰어갔다"며 "패스 길이 딱 거기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거기로 딱 줘서 덕분에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손흥민은 "70~80m를 뛰어가서 쉬운 판단은 아니었지만, (황)희찬이가 뛰어오는 게 살짝 보여서 '아, 여기구나' 한 게 수비수들 다리 사이였고, 공이 운 좋게 들어갔다"며 "희찬이가 마무리를 잘해줬다. 덕분에 기적적인 장면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적 같은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만약 8강에 오르면 일본-크로아티아전 결과에 따라 월드컵을 무대로 한일전이 성사될 수도 있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황희찬이 결승골을 넣고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