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수지에 '국민호텔녀' 악플, 성적 대상화..모욕죄 맞다"

이덕행 기자 / 입력 : 2022.12.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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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수지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진행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나' 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는 24일 공개. 2022.06.21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가수 겸 배우 수지에게 '국민호텔녀'라는 댓글을 단 것은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8일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 10월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란에 '언플이 만든 거품, 그냥 국민호텔녀'라는 댓글을 달고 같은 해 12월 '영화폭망 퇴물 수지를 왜 B한테 붙임? JYP 언플 징하네'라는 댓글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댓글 내용은 연예기획사 상업성을 정당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자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 표현이다. 인터넷상에서 허용하는 수위를 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고소인이 연예인이고 인터넷 댓글이라는 범행수단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A씨의 표현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연예인과 같이 공적 관심을 받는 인물에 대한 모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는 비연예인과 같은 기준을 늘 적용할 수 없다"며 무죄가 내려졌다.

그러나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거품'·'영화폭망'·'퇴물' 등은 연예기획사 홍보방식이나 영화 실적 등 공적인 영역에 대한 비판으로 표현이 거칠더라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생활을 들춰 종전 대중에게 호소하던 청순한 이미지와 반대의 이미지를 암시하면서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하는 것"이라며 "수지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멸적인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고 정당한 비판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정당행위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덕행 기자 dukhaeng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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